[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똑같은 사업비…지역 고유의 자원개발이 성공 열쇠다!

지역개발의 역사는 오래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조국근대화의 기치 아래 '새마을운동'이 전국에서 펼쳐지면서 소규모 지역들도 건물과 도로를 중심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80년대 들면서 부처별 사업으로 나뉘게 된다. 지금의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진흥청? 등의 각 부처에서 각 부처의 성격에 맞는 지역개발 사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7-80년대 지역개발사업이 도로, 건물 등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 2000년대 들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 그 '지역만의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은 그 지역 주민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것다. 때문에 최근의 지역개발 형태는 '주민주도'형으로 크게 기조가 바뀌고 있다고 송미령 연구위원은 강조한다.

▲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주의소리

지난 14일 제주국제자유도시(JDC)와 서귀포시가 주최하는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스물두 번째 시간에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의 주제는 '주민 중심의 지역발전 현황과 과제'로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됐다.

송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지역개발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지자체, 주민,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지역개발이 성공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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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역개발 사업비는 어차피 정부 부처에서 지원을 받게 되지만 그 사업비를 '그 지역만의 자원'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는 말이다. 기존의 도로 확장 공사 등의 하드웨어에는 주민의 아이디어가 들어갈 틈이 없던 것과 비교해 보면 주민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도 커졌다는 걸 알게 된다.

송 연구위원은 그 마을만의 독특한 자원을 개발, '스타 마을'이 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녹차로 유명한 보성, 근사한 문화 복지시설에 과감히 투자한 충남 금산군, 의료 생활협동조합이 활성화된 안성, 5천만원 이상 농가소득 올리는 3천명 이상을 만들겠다는 '꿈'의 목표를 현실화한 장수 등 이 외에도 다수의 마을들이 그 마을만의 '특별한' 자원을 찾아내 성공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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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송 연구위원은 '볼 품 없던'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사례를 소개했다.

"봉평면은 전형적인 강원도 산간 오지로 낙후된 곳이었다. 이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자원은 없지만 지역을 발전시키고 싶은데 뭐가 있나 생각했다. 그러다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의 이효석을 생각해 냈다. 이효석의 고향이 봉평면이다. 봉평은 몰라도 '메밀 꽃 필 무렵'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이효석 문학기념회'를 만들어 주민들끼리 이효석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문학기념회를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합심해 만든 지역 축제가 실제로 메밀꽃 필 무렵에 개최되는 '메밀꽃 축제'다. 현재는 메밀 관련 음식점과 숙박시설 등이 수십개 생긴 이 곳에 축제 기획 초기에는 '메밀'이 없었다고 한다.

▲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주의소리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물레방앗간, 시장을 재현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메밀밭'은 봉평면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 군과 논의한 결과 국내 최초(?) '직접직불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즉, 다른 작목을 제배하고 있는 농가가 메밀로 작목을 바꾸면 군에서 직접 그 가격을 지불하는 정책을 편 것이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진 않았지만 가족단위 휴양객들에게 인기를 끌 면서 점차 입소문을 타고 '스타 마을'이 되기에 이르렀다.

송 연구위원은 이날 강연이 이뤄진 대정읍 주민들에게도 여기만의 자원이 뭐가 있겠는가,하고 물었다. 여기저기서 답변이 나왔지만 그 중 '추사 김정희'라는 대답이 눈길을 끌었다. 송 연구위원은 추사 김정희의 고향인 충남 예산의 김정희 활용 예를 들었다.

"추사 김정희의 고향인 충남 예산은 이미 김정희를 지역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적극적입니다. 충남 예산 군수는 세한도를 자개로 만든 명합집을 선물합니다. 대정읍에서도 충분히 자원을 활용해 대정읍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어차피 정책의 여건은 전국이 똑같다"며 "성공한 지역개발의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여건 속에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연구하고 지역만의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송 연구위원은 진정한 지역개발은 "돈 몇 푼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역개발"을 하는 것 이라며 이런 지역개발은 결국 "사람과의 교류"라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사실 중앙정부의 사업비가 없으면 주민의 힘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지역개발이기도 하지만 이 사업비를 가지고 주민들이 의미있게 써보자,하는 생각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기 지역의 강점을 엄밀하게 진단해야 한다. 성공한 마을은 공통적으로 공부를 한다. 그리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운다. 목표에 따라 조직화를 한다. 이게 이 지역들의 공통점이다"라고 '스타 마을'들의 비법을 전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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