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고태언

▲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고태언 ⓒ제주의소리
엊그제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의녀 김만덕 할머니는 온갖 역경을 뚫고 제주에 최고 부자가 되어 4년간 최악의 가뭄과 수해로 수많은 도민들이 굶어 죽게 되자 전 재산을 내놓아 수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에 대해 추사 김정희는 은혜의 빛으로 세상을 밝혀다. 고 그 뜻을 기렸다고 소개하면서 사회 지도층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강조했다.

이러한 뜻은 의녀 김만덕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정신을 기리고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 사회지도층들의 나서서 모범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는 한마디로 상류사회 즉 귀족계급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을 뜻하는 말로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귀족 등의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은 더욱 확고했는데, 한 예로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벌인 16년간의 제2차 포에니전쟁 때에는 전쟁세를 신설, 재산이 많은 원로원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감수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재산을 많이 모은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환경을 개선할 의무가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구의 전통적인 자선 활동은 바로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상류층의 도덕적 삶의 태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더욱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어 특별한 재능이나 재산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사회를 위해 그것을 사용하도록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미덕은 중세와 근대 사회에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간주됐다. 사회가 혼란에 휩싸이면 대중들은 본능적으로 움츠리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를 방어적 퇴각이라고 하는데 최근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지도층인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강조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 국난을 맞이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득권층의 솔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요즘 세계적인 경제 한파로 인하여 어깨가 움 추려 들고 전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 사회지도층들의 국민들을 위한 행동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의녀 김만덕 할머니는 1794년(정조18) 제주에 큰 수해가 발생하여 농작물에 큰 피해가 생겨 제주에 큰 흉년이 들어 제주도민이 전부 굶어 죽게 되자 의녀 김만덕 할머니는 전 재산을 털어 굶어죽어 가는 수많은 도민들을 살렸다. 이처럼 위기에 처해있는 도민들을 위해서 수많은 어려움과 고생 속에서 만든 전 재산을 대의를 위해 사용 했다는 일화는 우리들에게 큰 귀감이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수눌음 정신을 배워주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사회 여러 계층의 지도층들의  갖고 있던 재산들을 사회의 기부하는 모습들의 점차 계속 늘어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돈뿐만이 아니라 자원봉사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경영에 재능이 있는 행정가나 경영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비영리단체의 경영 관리를 지원할 의무를 느낄 수 있으며, 학습지도를 즐기는 부모는 자녀의 학교에서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다. 또한 변호사도 그들의 기술과 전문성을 기부함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변호를 해 줄 수도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세계의 성공한 사업가, 시민 지도자, 재능 있는 개인이 자선활동에 참여하는 중요한 동기 중에 하나이다. 그들은 부와 재능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이기적이라 생각하며, 그 부와 재능을 이웃과 사회와 함께 나눔으로써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

옛 성인들의 말씀 중에 공수래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다. 사람일생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로 재물에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마치 뭔가를 거머쥐려는 듯이 두 손을 꼭 쥐고 세상에 나온다. 그렇게 태어나 많은 삶에 인생 여정을 걸쳐 삶의 종착역인 죽음에 이루게 되면 두 손을 힘없이 편 채로 이승을 떠나게 된다. 이처럼 왔다가는 게 인생이다. 이제 제주사회의 지도층들도 앞만 보고 열심히 삶을 살아왔던 세대의 삶도 이제는 한번쯤 내 가족과 내 이웃을 위해 한 가지 정도는 가족과 사회를 위하여 김만덕 할머니처럼 나눔의 정신을 함께 해야 한다. 누구를 먼저 라기 보다 내 자신부터 한번쯤 내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과 남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 할 때이다. /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고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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