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28)] "거점 개발과 대안적 개발 적절한 보완 수용도 필요"

지금 세계는 ‘관광 산업’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소리도 없이 전개되는 이 전쟁에는 전국의 지자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최승담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지역 관광 사례들을 다양하게 지켜봐왔다. 여기 저기서 관광산업 붐을 타고 관광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이 만만치 않은 관광개발 성공의 바늘구멍 통과하기는 어떻게 달성할까. 최 교수는 여기에 초점을 두고 15일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 스물여덟 번째 강단에 섰다.

글로벌의식 함양과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서귀포시가 주최하는 이번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는 서귀포시 평생학습센터에서 수강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최승담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이미리 기자

최 교수에 따르면 문제는 ‘수요’다. 이 수요를 미리 보는 사람만이 관광산업에서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의 ‘열쇠’답게 수요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최 교수는 수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앞으로의 관광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수요는 대량적, 복합적, 가변적이다. 수요는 참 어렵고 계속해서 바뀐다. 하지만 이를 이해 못하면 백전백패다. 수요에도 ‘라이프 사이클이 있다는 것을 참고할 수 있다.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로 구성된다. 도입기에는 수요가 천천히 가다가 성장기에 급등한다. 성숙기에서는 변동폭이 작다가 쇠퇴기에는 점차 줄어든다. 이런 특징을 파악한다면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미리 기자

 수요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발전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관광개발의 발전전략을 크게 ‘시장주도’와 ‘자원주도’ 방식으로 나눈다. 시장주도는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반면 자원주도는 시장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개발 지역에 맞는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즉, 자원이 있기 때문에 개발을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최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 최승담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이미리 기자
“자원은 하나도 없는데도 시장을 파고 들어가 성공한 사례(시장주도 방식)가 바로 잠실 롯데월드다. 개발 이전에는 냄새나고, 더럽고, 노상방뇨나 하던 곳이었다. 롯데월드는 계절성을 지붕으로 해결하며 테마파크 시장을 파고 들어가 성공한 사례다. 반면 자원성 중심 대표 사례는 설악산이다.”

 지역 관광개발에 있어서 ‘개발’과 ‘대안적 개발’의 충돌도 난제 중 하나다. 최 교수는 거점개발과 대안적 관광개발로 구분한다. 거점개발은 대규모 시설의 집약적 개발과 대규모 외부자본 투자가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으며 환경훼손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안적 개발은 거점개발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환경훼손도 덜 하게 되지만 이런 긍적적 측면에 비해 대량, 복합적 관광수요 수용의 한계, 계절성 극복의 어려움, 수익의 한계 등을 나타낸다.

최 교수는 “거점개발과 대안적 개발 두 가지 개발 방식이 같이 가야 한다. 거점개발은 불리한 점에도 불구 관광 산업이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복합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계절성을 극복하고 마케팅 활동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거점이 필요한 곳과 대안이 필요한 곳을 잘 선택해야 한다. 두 가지 방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관광개발에서는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하며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사례들 역시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파리 플라쥬는 센 강변 4km를 따라 개발한 도심 속 해변이다. 주로 여름 휴가를 멀리 떠나지 못하는 돈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그 재미 때문에 관광 명소가 됐다. 일본의 유후인 시도 한 때 유명한 온천마을이었지만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려나자 ‘영화 마을’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성공한 사례다. 이 마을은 ‘영화관 하나 없는 마을, 그러나 거기에는 영화가 있다’는 독특한 타이틀로 영화제를 성공 개최하고 있다. 또 ‘소 먹고 소리 지르기 대회’ 등 특이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이미리 기자

이런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화천군은 민간인 보다 군인이 더 많으며 고령 인구도 많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화천군을 변화시킨 것은 축제 비수기인 겨울을 겨냥한 ‘산천어 축제’ 아이디어다.

“겨울철에는 뉴스 거리가 없는 데 축제를 한다고 해서 언론이 달려들었다. 또 겨울철에 갈 데가 없는데 축제를 하니까 100만명 이상이 모였다. 또 특이한 것이 낚시 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절반인 5천원을 돌려 주는데 현금이 아닌 화천군 농촌사랑 상품권이다. 이 것을 다시 이 지역에서 쓰니 인구 2-3만 밖에 안되는 마을에서 500억이 쓰이는 것이다.”

반면 성공적인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함평 나비축제’는 강력한 리더십이 성공 포인트였다. 국내에선 유례 없는 곤충 소재 축제인데다 나비 애벌레로 농작물 피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함평 군수는 곤충 축제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비 애벌레는 실내 온실서 키운다는 점을 적극 반론하며 축제를 이끌었다.

“리더의 복이 없다고 한탄하지만 지역의 리더십이 형성되려면 지역 주민 역할도 중요하다. 리더가 잘못하면 질타하지만 잘못한 건 아닌데 기분이 나쁘다, 개인적으로 손해가 났다 하는 정도면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리더십 형성을 위해서 중요한 것이 ‘팔로십(followership)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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