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원읍사무소 주민자치담당부서 김미정

옛말에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고 흔히들 얘기한다.

콩알처럼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눠 먹는다는 것은 서로 돕고 어려울 때에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마 이 속담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주민자치업무를 맡은 지 몇 개월이 흘렀다. 그리고 그 몇 개월 동안 주민자치위원회의 여러 활동을 보아왔다.

그 중 남원읍 주민자치위원회의 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한 홈메이커 사업을 추진하면서 위의 글귀를 한번 더 되새겨 본다.

홈메이커 사업은 지난 2005년 4월에 제주도에서 소년소녀가장으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가정의 안락함을 지원하기 위하여 정서적인 후원자 역할을 하는 것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홈메이커는 윌 1회 이상 소년소녀 가장 아이들과 한 가족이 되어 함께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야외활동을 실시하고 소년소녀가장을 자신의 가정으로 초청해 함께 지내는 등 여러 활동을 한다.

2005, 6년도에 활발하게 실시되어 오던 이 사업은 점점 사그러들어 왔고 남원읍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그 불씨를 새롭게 살렸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남원읍 관내의 13명의 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하여 지난 8월부터 밑반찬도 만들어 전달하고, 혼자서는 벅찬 도배나 집수리해주기 등 홈메이커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 덕에 가끔씩 나도 홈메이커가 되어 가정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부모없이 할아버지와 삼촌과 고모와 아니면 혼자서 살고 있는 아동들을 접했다.

조심스러웠던 첫 방문!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반겨줬던 그 아이를 잊을 수가 없다.

콘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면서 나홀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던.. 전화도 잘 안되고 수돗물도 잘 안나오는 현실 속에서도 너무나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그 아이가 되려 나의 홈메이커가 되었던 건 아닌가 싶다.

사회에 찌들어 있던 나에게.. 내가 처한 상황에 불평 불만을 했던 나에게.. 오히려 그 아이는 물질적이 아닌 진정한 정신적 후원자가 되어 주고 있는 것 같다.

홈메이커의 정해진 조건이나 유형은 없다. 누구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홈메이커 사업을 추진하면서 고학년인 아동들은 조금은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고 꺼려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형식적으로 보였을지도..

이 홈메이커라는 것이 단지 형식이고 물질적인 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실생활에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일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 김미정 ⓒ제주의소리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 주위에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생활하며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자신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홈메이커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지 않고서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더 가지고 베풀 줄 아는.. 진짜 콩 한쪽도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가는 그런 사회를 한번 기대해 본다. / 남원읍사무소 주민자치담당부서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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