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천범, 2010 골프장 산업 '호황끝, 불황 시작'제주 골프장 회원권 '43% 하락'...타격 엄청 클 듯

올해 국내 골프장산업은 골프장수 급증과 골프인구 정체 등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되어 온 호황이 끝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불황기에 접어드는 첫해라는 점에서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해왔던 골프장들은 인력감축, 비용삭감 등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 저비용 체질을 빠른 시일내에 구축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수지, 한자리수로 추락

지난해에는 국내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방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율 인하와 수도권 골퍼들의 지방나들이 등으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이 반짝 호황을 누렸다. 반면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은 수도권 골퍼들이 입장료가 5만~6만원 정도 싼 강원․충청권 등 非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이용객수가 감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경영실적도 악화되었다. 또한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대중골프장들은 회원제와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영실적도 회원제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에도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이 혜택을 누리겠으나 지방에서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들이 40~50개소에 달하면서 2009년보다는 경영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골프장들도 1만~1.5만원에 불과한 회원제와의 가격차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추가로 입장료, 카트피 등을 인하하면서 경영실적이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은 지방 골프장들의 이용료 인하에 따른 지방 골프장과의 가격차가 확대되면서 수도권 골퍼들을 지키기 위해서 비수기 시간대에 추가적으로 입장료를 인하할 것이다. 이같은 입장료 인하는 경영수지 악화로 연결되면서 2008년 18.0%에 달했던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이 2009년에는 10%대 초반, 그리고 2010년에는 한자리수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이 중과세율 인하를 위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공사중 골프장의 공사중단 속출

골프회원권 분양 어려움, 건설회사들의 책임준공 기피,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 P/F) 중단 등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의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곳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골프장 시행업체들이 땅값 계약금, 인허가비 등 50억원 정도의 소규모 자금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땅값이나 공사비가 없다. 즉 인허가를 받으면 시공사를 선정해 금융권에서 P/F를 받아 공사를 하게 되고 골프회원권 분양대금으로 P/F자금을 갚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골프회원권 분양성공률이 낮을 경우에는 건설업체들이 시공에 참여하지 않게 되고 금융업체들도 P/F를 해주지 않게 된다.

이미 2008년부터 지방 골프회원권은 입지가 아주 좋거나 차별화된 곳이 아니면 분양이 되질 않고 있다. 따라서 인허가를 받은 골프장들이 시중에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서 M&A 시장을 형성하게 되고 프리미엄도 뚝 떨어져, 매매가격은 인허가를 받는데 들어간 돈에다 약간의 웃돈을 언저 주는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대중골프장들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대중골프장들이 콘도회원이나 주주회원 등의 회원을 편법으로 모집해서 공사를 충당해 왔으나 대중골프장의 편법분양을 막기 위한 법안이 국회의원 입법으로 추진중에 있다. 이 법이 발효되면 편법분양한 대중골프장들이 영업중단 등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여, 일대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새로 편법분양하려는 대중골프장들도 자금줄이 막히면서 시중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입회금 반환, 회원제 골프장에 핵폭탄으로 등장할 듯

골프회원권 분양대금인 입회금 반환문제가 회원제 골프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입회금을 공사대금, 땅값 등에 지불했기 때문에 회원들이 입회금 반환을 청구할 경우, 대부분의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하고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의 추정으로는 올해 입회금 반환이 도래하는 골프장수는 2004년과 2005년에 분양했던 골프장들과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서 고가로 분양했던 골프장 등 약 30여개소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 골프장들이 반환해 주어야 하는 입회금 규모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약 14조 7천억원에 달하는 전체 입회금 규모의 13.6%에 불과하지만, 골프 하강기에 접어드는 올해에는 타격이 엄청 클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별로는 제주도와 영호남 골프장들이 위험하다. 5년전 가격 대비 골프회원권 등락률을 보면, 수도권(+84%), 강원권(+87%), 충청권(+48%) 등은 그래도 안심이 되지만 제주권(-43%), 호남권(-14%), 영남권(-8%) 등은 불안하다.

한편 골프장수가 급증하고 골프인구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골프회원권의 보유가치와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골프회원권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입회금 반환을 하지 못해 한 두개 골프장이 부도날 경우에는 회원권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국내 회원제 골프장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만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소유 골프장이나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골프장들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입회금 회오리가 잠잠해지면 오히려 더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권 신규 분양시에도 대기업 소유 골프장들은 저가로 분양한다면 순조로울 것이다.

불황기에 대비한 저비용 체질 구축 시급

불황기에 접어드는 첫해라는 점에서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해왔던 골프장들은 인력감축, 비용삭감 등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경영합리화를 위해서는 정직원수를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적은 아르바이트, 파트타이머를 확대하고 아웃소싱(Out-souring)이나 分社를 통한 조직 슬림화를 통해 불황기에 대비한 低비용 체질로 빨리 전환해야 할 것이다.

▲ 서천범 소장
우리나라보다 먼저 불황을 겪고 있는 日本 골프장 업계는 수익개선을 위해서 인원삭감, 경비절감 등 다양한 구조개혁을 실시해왔다. 한 골프장당 종업원수는 1992년 111명에서 2005년에는 73명으로 무려 38명(34.2%)이나 줄어들었고, 인건비가 저렴한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이머의 비중은 1992년 23.4%에서 2005년에는 43.8%로 20.4% 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의 경험을 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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