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4명 1955~67년 중국 감옥에서 생활…보상 전혀 없었고, 오히려 탄압

우리나라 해양경찰대원 4명이 1955년 중국(당시 중공)으로 강제 납포돼 12년 동안 감옥에서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대원들은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은커녕 피납기간 동안 실종처리 되는 등 국가에서 철저히 외면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경찰대원들이 이러한 사정은 지난 6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하면서부터다.

납포 당시 해양경찰대 소속 경비정인 '견우정' 대원으로 안영진(80.충북 보은군 수한면).박래봉(79.부산시 동래구 명장2동).김창호(79.북제주군 조천면 신촌리).주시완(81.인천시 남구 봉춘동) 등 4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1955년 12월25일 새벽 4시께 '견우정'을 타고 목포 서북방 40마일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어선을 압포해 연행하던 중 중국 무장선단에 포위돼 총격전을 벌인 끝에 4명 모두 중국으로 납치됐다.

대원들은 납치되면서 중국측으로부터 총 개머리판.몽둥이.주먹 등으로 난타 당하고, 선박용 로프로 온몸을 포박당한 채 산둥성 청도항으로 끌려갔다.

또한 감옥에서도 각자 독방을 사용하게 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20㎏ 정도의 쇳덩어리를 채운채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2년 동안 중국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혹독한 옥고를 치르고 목숨만 부지한 채 1967년 4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단 한푼의 보상도 없었다. 그나마 이승만 정권시절에는 약 5년간 봉급이 지급됐지만 5.16 쿠데타 이후에는 전혀 봉급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들은 보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자 박정희 정권은 정보기관을 동원, 이들을 감시.미행했을 뿐만 아니라 "송사를 진행시키면 신상에 좋지 않으니 중단하라"는 서슬퍼런 협박까지 당했다.

퇴직금도 12년간 피납기간동안 근무연수에서 제외돼 상당한 피해를 봤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난 38년간 거리행상.식모살이.날품팔이 등으로 가족을 부양했을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해왔다.

4명의 대원 중 주씨는 혹독한 감옥생활과 고문 후유증으로 작년 8월 세상을 떠났고, 안씨는 청각을 잃은 채 생활하고 있다.

제주출신인 김창호씨는 피납당시 총격전에서 다리에 수류탄 파편을 맞아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3월6일 견우정 대원이었던 안씨 등이 국민고청처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지난 38년간 무릅에 박힌 수류탄 파편으로 지금도 다리를 절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가를 위해 일한 죄밖에 없는데, 국가는 우리를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너무나 억울할 뿐"이라고 울먹였다.

해경은 "3월9일 대통령비서실에서 민원 이첩을 받아 당시 사건에 대한 자료수집 및 해결방안을 위하여 연금관리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에 있다"며 "국가보훈처 유공자 등록 심의에 필요한 제반 자료를 준비, 유공자 등록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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