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쇼트트랙 남자 1500m와 1000m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했던 성시백(23. 용인시청)이 분풀이에 나선다.

성시백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퍼시픽콜리세움에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을 치른다.

지난해 4월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품에 안은 성시백은 월드컵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며 올림픽 메달 기대를 부풀렸으나 아쉬움을 맛봤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치른 1500m에서부터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가볍게 1500m 결승까지 오른 성시백은 결승에서 레이스 막판 이정수(21. 단국대)의 뒤를 이어 달리며 은메달을 눈 앞에 뒀다.

결승선을 채 몇 미터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가 생겼다. 성시백은 3위를 질주하던 이호석이 마지막 커브에서 성시백을 제치려고 파고들다가 중심을 잃어 함께 엉켜 넘어졌다.

1500m 메달을 눈 앞에서 날린 성시백은 1000m에서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성시백은 1000m 준결승에서 막판 안톤 오노(28. 미국)에 추월당해 3위에 그쳤고, 결승행 티켓도 놓쳤다.

▲ 성시백, 남자 500M 예선통과!

성시백은 500m에서 모든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다. 성시백은 16년만에 쇼트트랙 남자 500m 금메달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쇼트트랙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이 남자 500m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채지훈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안현수가 '유이'했다.

성시백은 스타트가 좋아 한국 대표팀 내에서도 500m 메달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예선에서도 성시백은 발군의 스타트 능력을 과시, 조 1위로 가볍게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성시백은 500m 금메달과 함께 5000m 계주 금메달도 노린다.

한국 대표팀의 남자 계주 5000m 금메달 전망은 밝다. 성시백과 이호석(24. 고양시청), 이정수(21. 단국대), 곽윤기(21. 연세대)가 나설 것으로 보이는 남자 5000m 계주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방해할 위협적인 적수는 보이지 않는다.

조해리(24. 고양시청)와 박승희(18. 광문고)는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여자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향한 질주를 펼친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21일 여자 1500m 결승에서 이은별(19. 연수여고)과 박승희가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며 메달맛을 봤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해 금메달은 놓쳤다. 이은별과 박승희는 저우양(19. 중국)의 막판 스퍼트를 저지하지 못하고 금메달을 헌납했다.

김민정(25. 용인시청)과 이은별, 조해리, 이은별이 팀을 이룬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금메달을 눈 앞에서 놓쳤다.

한국은 25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경기 후 심판들이 실격 판정을 내려 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심판들은 김민정이 쑨린린(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직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상태. 두 차례나 아쉬움을 맛본 조해리와 박승희는 1000m에서 설욕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한편, 이날 리치몬드 오벌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과 남자 팀추월 예선이 열린다.

팀추월은 뛰어난 중장거리 선수가 많은 나라에게 유리한데, 한국은 단거리에 비해 중장거리가 약한 편이라 메달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하지만 모태범(21)과 이상화(21), 이승훈(22. 이상 한국체대)이 예상 외의 쾌거를 달성,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있어 결과를 단정짓기는 힘들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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