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 노창현 특파원 = ‘김연아 금메달은 땅 짚고 헤엄치기’. ‘김연아는 언터처블’

이틀전 A섹션 1면톱을 포함, 3개면에 김연아 기사를 실었던 뉴욕타임스가 이제 타블로이드 대중신문을 능가할만큼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김연아에 열광하고 있다.

김연아의 역사적인 금메달 직후 홈페이지 톱으로 조명했던 뉴욕타임스는 너무 경기가 늦게 끝난 탓에 26일자 아침 신문에는 1면에 싣지는 못했지만 스포츠면 2개면(B11, 13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조명했다.

전날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의 해설진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듯 이날 타임스는 ‘힘들이지 않고 딴 감동의 금’이라는 제목과 함께 “김연아가 큰 차이로 2위를 따돌리며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사를 쓴 줄리엣 매커 기자는 놀랍도록 침착한 김연아의 평정심에 주목했다. “지난 수개월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이 김연아에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마침내 감동적인 금메달의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풀어나갔다.

‘연기를 마치고 수없이 쏟아지는 꽃과 인형의 세례속에 김연아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피겨퀸은 이내 감정을 수습했다. 전광판에 150.06이라는 숫자로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을 16.11점 경신하는 순간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경기를 볼 필요도 없이 금메달은 이미 김연아의 것이었다. 그녀는 언터처블(Untouchable)이었다.’

이어 “올림픽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거의 완벽한 연기를 한 19세의 김연아는 총점 228.56점으로 한국에 사상 첫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 뒤에 연기를 한 것이 불운할 따름”이라고 묘사했다.

▲ ‘김연아는 언터처블’ NY타임스

트리플 플립에서 감점을 받고 트리플 토룹마저 싱글점프에 그친 마오가 연기를 끝냈을 때 표정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오랜 라이벌인 마오는 김연아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였지만 “트리플 악셀은 잘 됐지만 나머지 점프를 제대로 못해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메달을 차지한 조애니 로셋은 1988년 캘거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엘리자베스 맨리이후 22년만에 메달을 딴 캐나다 선수로 자리했다. 반면 미국은 64년 인스부르크 올림픽이후 46년만에 처음 노메달의 아픔을 겪었으나 깜짝 4위를 차지한 신예 나가수 미라이(4위)와 레이철 플랫(7위)의 선전에 위안을 삼았다.

타임스는 “김연아는 스승인 브라이언 오서가 그러했듯 유력한 금메달 기대주들이 심리적 압박으로 금을 놓치는 전례들을 봤지만 올림픽은 그녀를 위한 무대였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환한 미소속에 링크를 미끄러지는 김연아를 향한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는 거대한 반딧불이의 군무였고 그렇게 김연아의 밤은 깊어갔다”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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