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윤근영 기자 = 봉준호(41) 감독을 미국이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이 봉 감독을 대서특필했다.

WSJ는 8일(현지시간) 봉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죽음의 기호, 끊임없는 위험 감각들, 위태로운 가족 관계 등으로 요약하며 전형적이지 않은 장르 영화로써 희극적 분위기의 잔상을 풍긴다고 분석했다.

2006년 한국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괴물’을 풍자적인 괴수 영화로 설명하면서 미국 내 컬트 추종자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장르 관습의 범위와 다르게 리얼리즘에 집중, 특유의 영상을 만들어낸다는 판단이다.

‘마더’는 본질적으로 탐정물의 구조를 띄고 있다고 봤다. 아들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바로 탐정 격인 조사자에 빗댔다.

▲ 봉준호 감독, "어울리지 않는 것끼리 조합하는 거 좋아해"
봉 감독은 “나는 장르를 다루는 감독이고, 장르를 좋아한다”면서도 “그러한 관습들에 얽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장면을 찍을 때, 여러분이 실재와 마주할 수 있는 무언가에 접근한다.”

WSJ는 봉 감독의 작품들이 미국 독립영화 정신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봉 감독은 “만일 우리가 디즈니나 행복한 가족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고 분명 뭔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토드 솔로몬의 해피니스나 혹은 가족을 매우 격렬하고 우울한 방식으로 다룬 영화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의 전작들에게서 블랙 코미디 미학을 발견하기도 했다. 2000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2003년 스릴러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09년 ‘마더’를 관통하는 맥이라는 것이다.

괴물은 속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봉 감독은 “또 다른 창조적인 영화로 리메이크되리라 생각한다. 내 버전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며 “흥미로운 무언가가 튀어나오길 바란다. 아마 내 것보다 좋은 작품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봉 감독은 차기작으로 SF영화 ‘설국열차’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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