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돔... 자리돔의 시기가 왔다. 자리돔은 앙증맞고 자그마한데  인기가 참 많다. 4월에서 5월이 되면 자리돔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리돔을 찾아 나선다. 자리돔으로 유명한 보목포구에만 해도 벌써 차들로 사람들로 넘치고 있다. 바닷가에 앉아 자리돔으로 만든 대표음식인 자리물회를 먹노라면 그 국물맛과 자리돔의 씹히는 맛에 빠져들어 모든 근심을 잊고 마치 신선이 된 느낌이 든달까.

  자리돔은 검은 갈색을 띄는데 몸 길이는 대략 10~18cm이고 유선형의 몸에 입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꼬리지느러미 양옆에 흑갈색 세로띠가 있고, 가슴지느러미 아래에 맑은 청색 무늬가 하나 있다. 그리고 주로 제주도, 일본의 중부이남, 동중국해 등지에 분포한다고 한다.

  제주 특산물 자리돔은 여러모로 효자 물고기라 하겠다. 제주도 사람이면 누구나 어릴 때부터 자리돔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왔을 것이다. 먹을 것이 많지 않던 시기에는 자리돔이 사람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었다. 뭍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테우를 타고 바다까지 나가 자리돔을 건져 올려와 음식을 해먹었던 것이다.

  자리돔은 몸보신에도 좋다. 오염이 안 된 수심 낮은 연안이나 육지에서 떨어진 청정한 바다에 서식하는 자리돔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고 맛도 고소해 여름철 영양식으로 꼽힌다. ‘무더위에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다른 보약이 필요 없다’는 말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또 자리돔은 입맛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늘을 벗긴 자리돔의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뼈째 잘게 썰어 양념에 버무린 후 물을 붓고 얼음을 띄운 자리물회’ ‘날로 고추장에 찍어 먹는 자리강회’ ‘큰 놈을 통째로 구운 자리돔 구이’ ‘소금에 절여 삭혀서 만든 자리젓‘ 등 그 종류도 맛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자리돔이 어서오라고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지금 보목포구 섶섬 앞에는 자리돔이 많이 나 괴고 있다고 한다.

▲ 김형준
  올해도 자리돔을 먹지 않고서는 여름을 넘기기가 아쉬울 것이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과 활기찬 여름맞이를 위해 자리돔 음식을 먹으러 오길 바란다. 여름을 힘차게 이겨낼 활력이 될 뿐 아니라 맛있는 별미를 함께 하다 보면 가까웠던 인연들과는 더욱 가까워지고 소원했던 인연들과도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김형준(서귀포시 송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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