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문화공원-탐라문화연구소, 15일 설문대할망제

▲ 작년 진행된 설문대할망제 ⓒ제주의소리

제주섬을 창조한 여신(女神) 설문대할망을 위한 제의가 마련된다.

돌문화공원(소장 이창선)은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소장 허남춘)와 함께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설문대할망제’를 개최한다.

설문대할망제는 몇 가지의 파격이 시도된다. 남성 중심의 제의를 여성 중심으로 바꾸고, 전통적 제의 속에 불교 유교 기독교 천주교가 함께 해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게 된다.

설문대할망은 거신(巨神)으로 치마로 흙을 날라 한라산을 만들었다고 알려진다. 이때 흘린 흙들이 오름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창조의 여신’을 기리고 제주의 신화를 축제화하기 위한 기획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5월 15일을 설문대할망제 올리는 날로 정하고 칠머리당 영등굿 보존회의 굿과 함께 학술세미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열고 있다.

올해는 15일 오전 10시부터 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상징탑 앞에서 길트기와 몸짓굿으로 구성된 앞굿을 시작으로 한 본굿이 펼쳐진다. 풍물굿패 신나락이 설문대할망을 제장으로 모셔 오는 문굿을 시작하고 이어 조성진 마임이스트가 설문대할망의 좌정을 알리는 몸짓굿을 한다. 본굿은 고유문을 낭독하고 제단에 꽃을 바치며 풍요를 기원하게 되며 설문대할망 굿은 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의 이용옥 심방이 맡는다.

이날 본굿에서는 여러 종교의 성직자들이 참석해, 도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을 올린다.

같은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오백장군 갤러리 1층 공연장에서는 ‘설문대할망과 바다’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1부 ‘설문대할망 이야기의 수용’과 2부 ‘바다와 신화’로 나눠 진행된다.

1부에서는 전경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참석해 제주대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의 ‘설문대, 선문대, 설명두, 세명뒤 어휘의 비교 고찰’,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김동윤 교수의 ‘현대문학에 수용된 설문대할망 이야기’, 제주대학교 한국학협동과정 한진오 씨의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설화의 축제 가능성’ 발표가 이어진다.

2부 ‘바다와 신화’에서는 권태효(국립민속박물관)의 ‘남해안의 거여신화’, 송화섭(전주대학교 문화관광학부)의 ‘동아시아 태평양의 해양신앙), 주강현(해양문화연구소)의 ‘태평양의 해양민속과 여성신’가 발표된다.

이 외에도 △설문대할망 그림그리기 마당(14일, 야외무대 캐노피) △소원탑 쌓기(14~15일, 오백장군 갤러리 입구 관리소 옆) △민속놀이 체험(14~15일, 야외무대 주변)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제주돌문화공원 곽창암 학예연구사는 “제주 거녀 설문대할망을 기리는 제례를 올리면서 여신의 참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창조 신화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허남춘 탐라문화연구소 소장은 “'설문대할망제'는 제사이면서 축제다. 이제껏 해왔던 의례와는 다르게 21세기적인 의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 속에 모든 종교들까지 결합한다. 불교 유교 기독교 천주교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해 이를 기회로 설문대할망제를 통해서 도민에게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자리가 된다. 또 남성 중심적으로 돼 있던 제의를 여성에게 옮겨간다는 의미도 있다. 남성 중심의 정쟁의 문화를 여성 중심의 문화로 바꾸면서 상생의 문화로 바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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