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청년과학자 강태욱 교수, 한국 대표로 깜짝 고향 방문

지구인의 시선을 제주로 향하게 한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부대행사장에서 유독 도민들에 눈에 띈 인사가 한 명 있었다. 

30일 오후 청년과학자 워크숍에 참석한 30대 중반의 젊은 과학자였다.

▲ 강태욱 박사ⓒ제주의소리
'나노인공위성기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출신 강태욱(36) 박사(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지난해 나노과학기술분야 최고권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논문이 실리면서 어느날 갑자가 세계가 주목하는 청년 과학자로 급부상한 그가 이날 조용하지만, 당당히 고향 제주에 모습을 드러냈다.  

29-30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맞춰 제주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친환경 미래를 여는 녹색물결'을 주제로 열린 '제1차 한일중 청년과학자 워크숍'. 이 행사는 45세 이하 한일중을 대표하는 청년과학자 62명(한국 22명, 중국 18명, 일본 22명)이 참여해 Green IT, Green Eergy, Green City, Green Environment 등 4개 분과로 열렸다.

한마디로 한일중 3국에서 앞으로 20~30년간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 과학자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45세 이하 700여명의 인재풀 중에서 제주출신 강태욱 교수가 당당히 대표 과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과학자들을 위해 3개국 정상인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30일 오후 2시40분 제주도립미술관에서 한일중 청년과학자 62명을 초청, 격려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환경, 에너지문제 등이 전세계적 위험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3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친환경 미래를 열어가는 녹색물결'을 주제로 친환경 녹색성장을 위한 과학기술적 해법을 모색한 것은 매우 의의가 있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워크숍이 정례화되어 향후에도 3국간 과학기술 협력과 공동연구를 초진하는 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태욱 교수는 지난해 미국 UC버클리대 루크 리(Luke LEE) 교수팀과 공동으로 하나의 세포 내에서 중금속, 단백질 등 화학물질의 시.공간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나노인공위성기술을 개발했다.

극도로 미세한 '금 나노입자'(10억분의 1 크기 입자)'를 세포 속에 집어넣어 정보를 얻는 방식의 이 기술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신호에 소개됐다.

세포 안에서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화학 물질이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 존재하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영상 기술은 다양한 생물.화학적 현상 규명뿐 아니라 각종 질병 진단 및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는 형광색을 내는 유.무기 물질을 세포 안에 집어넣어 이런 현상들을 관찰했다. 형광물질의 이동 등을 통해 세포 내 기관의 기능과 생명 현상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이런 방식은 오랜 시간 관찰할 수 없다는 단점과 함께 감도(感度), 세포 독성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선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 교수 등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금 나노입자 주변에 입자의 산란 진동수와 유사한 흡수 진동수를 갖는 화학물질이 존재하면 입자에서 주변 화학물질로 에너지 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강 교수는 이날 워크숍이 끝난 후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지난해 3개국 장관회의에서 녹색기술 과학자 20명을 선발해 연례적으로 워크숍을 갖기로 결정해서 이번에 참석하게 됐다"며 "45세 이하 과학자 700여명의 인재 중 능력이 부족한데도 제가 선발된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강 교수는 "나노인공위성기술은 폐암이나 위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연구로 미국 버클리대학과 공동으로연구하고 있다"며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집중적으로 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개발한 나노인공위성기술은 기존 단일 세포 영상화기술을 획기적으로 보완하고 그동안 관찰할 수 없었던 생화학적 현상 연구와 신약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출신의 강 교수는 제주시 일도초-오현중-제주사대부고를 거쳐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왔다. 제주경찰서 수사.경무과장을 지낸 강시정씨(64)의 2남1녀중 장남이다. 할아버지(강덕훈)는 옛 북제주군수를 지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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