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기념 심포지엄, '글로벌 시대의 로컬미술관'

▲ 제주도립미술관 개관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립미술관이 '지역' 문화공간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도립미술관 1주년을 기념해 26일 열린 심포지엄은 지역미술관이 국제화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동시에 어떻게 ‘지역성’을 지닐 것인지 실마리를 얻는 자리가 됐다.

# 비전문가 미술관장 제고해야

윤진섭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은 먼저 ‘지역미술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를 짚었다.

그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전국 각지서 국공립미술관이 생긴지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국제적인 수준에서 한참 모자란다고 말했다.

먼저 비미술인 또는 비전문가의 국공립미술관장의 취임을 들었다. "(비전문가 관장은) 지역미술관이 전시기획, 작품의 수집과 보존, 교육에 있어서 전문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는 곳이라고 봤을 때 국제경쟁력을 현저히 저해한다”는 것. 윤 부회장은 “전시기획, 연구, 작품의 수집 및 보존, 교육 등 미술관의 각 부서에 적합한 전문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덮어놓고 '지역'을 강조하는 태도도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지역 작가 육성을 위해서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우수한 외부 작가를 유치하고 생산하며 문화의식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제와 합당하고 실력이 우수하다면 문제가 없지만 덮어놓고 ‘지역’을 강조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문호를 개방해 ‘초빙 큐레이터’ 제도의 도입도 시급하다. “전시의 내용에 따라 미술관 밖에 적합한 전문가가 있다면 기꺼이 영입하는 개방적 태도는 미술관의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윤 부회장은 말했다.

# 지역 미술관, 도시 전체 이미지 메이킹

정부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추진하고 있는 광주의 시립미술관은 지역미술관의 글로벌화 모범사례로 꼽힌다.

광주시립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인 윤익 씨는 ‘지역과 글로벌’의 문제를 “외국에서 봤을 때 서울과 광주, 제주가 모두 대등한 로컬로써 존재한다”는 말로 설명했다. 즉 글로벌시대에는 "서울이 중심이고 다른 지역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미술관 모두가 로컬로서, 미술관대 미술관으로서 만난다"는 것.

때문에 글로벌시대에 지역미술관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진다. 윤 학예연구실장은 “미술관이 한 도시의 이미지 전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여러 가지 선도사업을 추진해와 눈길을 끄는데 창작스튜디오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수도권과 중국 북경에 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등의 대범함도 보였다.

윤 학예연구실장은 무엇보다  “고유한 문화적 자산위에 어떤 문화적 상황을 구현하느냐”라며 “미술관 스스로 광주의 문화예술인들에게 애정을 갖고 유럽, 농남아, 미주를 비롯한 해외에 단체 개인의 교류를 통해 알려나가는데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미진 홍익대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 교수의 ‘지역 미술관의 정체성 확립 및 발전방안’, 장민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의 ‘모더니즘 이후 시대의 미술관의 역할’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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