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ㆍ평화를 지키는 것은 종교인의 임무"…제주도 입장 밝혀야

▲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 이유를 밝히는 강설 스님과 종교인들.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를 위해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도내 종교인들까지 나섰다.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공동대표 대효스님.방인성 교무.임문철 신부.박영조 목사)는 17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를 공식 천명했다.

제주종교인협은 "일제침략, 4.3, 한국전쟁 등 쓰라린 상처를 가슴으로 안고 살아온 제주도민들은 평화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을 때 도민들이 환호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종교인협은 "하지만 평화의 섬을 추진한다면서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겠다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라며 "해군이 추진중인 화순항 군사기지는 평화를 열망하는 도민들의 의지와도 함께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종교인협은 "제주가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을 목표로 공동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군비축소 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군사기지화는 아니"라며 "우리는 제주가 진정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될 때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제주종교인협은 "평화의 섬은 분명 분쟁의 섬보다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며 제주가 평화를 통해 번영하는 것이 군사기지를 통해 번영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도 훨씬 우월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며 "모든 나라가 인류평화를 영구히 보장하는 비무장 평화지역이 세계 어딘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며 바로 제주는 세계인들로부터 평화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인협은 "제주도정은 이미 국가차원의 평화의 섬으로 지정받은 상황에서 평화의 섬 영향 등을 이유로 한 타당성 의뢰 등으로 소일할 것이 아니"라며 "제주도의 미래와 관련된 평화의 섬 정책을 위협하는 해군기지 계획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도정에 압박을 가했다.

종교인협은 "지금까지 제주의 생명을 지키고 제주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해 왔으며 종교간의 차이를 넘어서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려는 시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며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제주지역 종교인들과 함께 군사기지를 반대하는 것은 물론 제주의 진정한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 종교인협은 "구체적인 것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교회는 기도회 등을 벌여나가는 등 각 종교별로 활동이 예정돼 있다"며 "또 종교인협은 '평화를 위한 걷기대회' '평화아카데미' '문화제' 등의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항 반대 이유에 대해서도 종교인협은 "단순히 평화의 섬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교단과 이념을 뛰어넘어 생명.평화를 지키는 것이 모든 종교인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 사회위원회'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공식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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