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쓰기·읽기, 문서작성·인터넷검색 등…보행자 체험, 수공예품 전시도

▲ 17일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제1회 라이온스배 시각장애인 점자·컴퓨터 활용 경진대회'가 열렸다.ⓒ제주의소리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점자·컴퓨터 활용 경진대회가 열렸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17일 '제1회 라이온스배 시각장애인 점자·컴퓨터 활용 경진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시각장애인 점자·컴퓨터 활용 경진대회로 점자대회에 17명, 컴퓨터활용대회에 6명 등이 참여, 경합을 벌였다.

▲ 점자쓰기 대회.ⓒ제주의소리
정해진 묵자 글을 진행요원이 불러주면 제한된 시간에 정확하고 빠르게 쓰고 준비된 점자 자료를 제한된 시간에 정확하고 빠르게 읽는 정도를 파악해 수상자를 가리는 점자대회에서는 문혜신씨가 1위를, 고동환·김정옥씨가 2, 3위를 차지했다.

올해 64세인 유홍식 할머니(제주시 아라동)는 세살 때 시력을 잃고 색깔이나 글자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점자 공부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그 의지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시작한 점자 공부에 수업을 한차례도 빠지지 않는 등 누구보다 열심이다.

"대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서 참가하게 됐다"는 유 할머니. 점자 완전 정복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 중이다.

▲ 시각장애인들이 음성출력(화면낭독)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컴퓨터 활용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김수훈씨(28·제주시 일도2동)가 바라는 것은 이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김씨는 "시각장애인들 가운데 고학력자가 많지만 취업률은 현저히 낮다"며 "장애인들도 엄연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컴퓨터 활용 경진대회는 주어진 문장을 보조자가 읽어주면 그것을 정확하게 문서로 작성하고 인터넷상의 정보를 찾아 주어진 문제의 답을 기재하는 인터넷 정보검색능력을 평가해 수상자를 가려냈다.

시각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음성출력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문서작업 또는 인터넷 검색 등도 모두 가능하다.

컴퓨터 활용 경진대회에서는 신정호씨가 1위를, 김수훈·김혜령씨가 2, 3위를 차지했다.

▲ 보행자 체험을 하기 위해 비장애인이 안대를 착용하고 흰지팡이를 이용해 걸어보고 있다.ⓒ제주의소리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 시각장애인 복지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지난 2003년 개관, 2004년부터는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의욕을 고취시키고 기초재활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점자교실, 컴퓨터교실 등을 운영해 오고 있다.

"앞이 안보이니 내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것 같아 두려움이 생기고 조심스럽다 못해 소심해 지는 것 같다"고 김정익씨(51·제주시 건입동)는 보행 체험인 흰지팡이 체험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전시.ⓒ제주의소리
한편 이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들이 행사장 한켠에 전시돼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증진과 재활의욕 고취를 위해 다양한 기초재활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