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네번째 지역국회의원..."제주-정부여당 가교역할 맡을 것"

원희룡. 그는 제주에선 상징이다. 인구로 따지자면 비록 전국 1%에 불과하지만, 제주도민들의 교육열, 인재만큼은 우수하다는 것 입증한 주인공이다. 예비고사부터, 서울대입학, 사법고시에 이르기까지 그에겐 '수석'이란 이름표가 따라다닌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그는 한국의 대표적 '엄친아'다. 거기에다 엄친아들이 가졌을 법한 이른바 '그들만의 그리'뿐만 아니라, 밖도 주목한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갑)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3선으로 탄탄한 입지를 쌓기까지 그는 보수당인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리더이자, 차세대리더로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다. 2002년 대선 중앙선대위 사이버본부장, 2003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국회 미래산업연구회장을 거쳐 2004년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오르며 그의 미래는 거침없는 듯 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할까? 보수당내에서 개혁성향인 원 의원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았다. 2007년 제17대 대선 당후보 경선에 나서 큰 패배를 맛 본 그는 지난 6.2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중도좌절 하면서 비주류의 한계를 다시 확인했다. 당내 안티도 여전했다.

그와 한나라당은 아이러니다. 당이 잘 나갈 때는 그를 외면당했다. 그러다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면 언제다 당은 그에게 구원투수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17대 총선직후 서열 2위 최고위원에 선출된 것, 당 쇄신특위위원장을 맡았다. 18대에 들어서도 지난해 4.29 재보선 참패이후 직후 당쇄신특별위원장에 내정됐고, 6.2지방선거 참패 직후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에선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이어 한 달 후엔 정부 입각이 거론되더니, 집권여당 사무총장으로 다시 부활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그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절호의 기회다. 주류가 아니면 받을 들여 놓을 수 없는 사무총장, 원 총장은 이번에는 한나라당 주류가 아닌, 대한민국 여론의 주류로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당 사무총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고향에 내려왔다. 6~7일 제주평화연구원에서 열린 ‘동북아 지역안보체제 모색’ 국제회의에 참석한 원 사무총장을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지역구가 제주가 아니면서 제주출신으로 '네번째 지역구 의원'임을 자임하는 그는 제주도민이 좀 더 개방적이고 밖과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는 육지로, 육지는 제주로, 제주는 세계로, 세계는 제주로 서로 막힘없이 사람과 자본, 문화와 지식이 흐르도록 인식의 길을 뚫을 것을 당부했다. 또 정치인들에겐 '큰 정치'를 부탁했다. 미운놈 떡하나 더 주는 심정으로, 적은 가까이에 두고, 아군은 멀리 두는 탕평책을 쓸 것도 조언했다.

다음은 지난 6일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3선 의원으로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됐다. 취임을 축하한다. 느낌이 어떤가?
“사무총장 임명되는 것을 보고 저도 놀랐다. 그 동안 당직보다는 당내 선거에 도전하고, 당내 개혁파를 대변하는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전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 패배하면서 당이 위기는 참 위기구나를 느꼈다. 다음은 한나라당 개혁파 역할을 하면서도 나름대로는 한나라당의 애정과 더 발전된 모습을 계속 그려왔는데, 이제는 소신과 비전을 나름대로 펼쳐보라는 그런 때가 왔다는 느낌 때문에 책임감이 무거웠다.”

- 사무총장에 앞서 일부에선 입각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다 사무총장으로 바뀌었는데…
“신문에는 많이 오르내렸는데 데, 막상 인사권자(이명박 대통령)의 권한이었는데 인사권자의 마음이 어땠는지 저도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웃음)”

▲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6.2지방선거 정국에서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밀렸다. 아쉬움이 컸으리라 본다.
“막상 선거 나가보니, 당내 세력에선 오세훈 시장에게 밀리고, 일반국민에게는 인지도도 나경원 의원에게 밀렸다. 제가 뭐가 부족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구체적 선거를 치르면서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 하는지, 실패를 통해 보강해   나갈 것을 점검하고 깨달았기 때문에, 결과는 실패였다고 할 수 있지만, 충분히 거름 삼아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99번의 실패 없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느냐.”

- 원 총장 개인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한나라당 제주도당도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했다. 제주에 여당 국회의원이 없어도 예전에는 지방의회만큼은 한나라당이 여당이었는데, 이제는 이것마저 민주당에 내줬다.
“우리 제주가 4.3에 대한 서운한 마음, 여러 가지 국가차원 지원이 약속대로 안돼 는 점이 ‘중앙정부 관심이 소원한 게 아니냐’, 그래서 한나라당이 매 맞고 있다고 본다. 중앙정부는 국민이 표를 줬으니 더 잘해주고, 안 줬다고 화풀이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정부란 각 지역이 골고루 발전하고 국민들을 섬기기 위해 있다. 그동안 제주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점이 있다면 돌아보고, 다음 번 선거에는 도민들의 마음으로부터 지지와 인정을 받도록 분발해야 한다.”

- 지금으로선 정부여당과 제주를 잇는 가교역할이 없다고 할 정도로 부족하다. 그런 점에선 비록 지역구가 제주는 아니지만, 제주 입장에선 원 사무총장 역할이 기대된다.

▲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제주 출신으론 집권여당 사무총장은 첫 경우다. 과거에는 (사무총장) 권력이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권위주의가 무너진 시대다. 당내 여러 가지 궂은 일, 우리 국민들과 당이 소통이 막힌 것을 뚫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자리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주지역 소통이나, 민원들 현안들 해결하는데 한나라당이 토론하고 정부와 다리를 놓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제 마음으론 지역구는 제주도는 아니지만. 영원한 고향이 제주도기 때문에, 네 번째 지역구 국회의원이란 심정으로 (제주문제를) 챙기겠다.”

- 이제 집권당 사무총장으로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당내 갈등조정도 그렇고,정부와 여당, 그리고 국민들과의 소통도 과제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가 국민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노력은 하지만, 그게 말이 통해야 한다. 말이 안 통화니 국민은 국민대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답답한 거다. 소통은 나와 다른 사람, 내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도 먼저 경청하고, 거기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받아들이는 맛이 있어야, 두번 세번 말할 맛이 있다. 제 자신부터 현장을 뛰고, 국민의 소리를 과감 없이 듣는 활동을 많이 하면서 제가 앞장서 소통이 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또 소통을 통해 한나라당이 결국 가는 방향은, 요즘 친서민 정책도 많이 말하지만, 말만 요란한 게 아니라. 진짜 서민들 위한 정책, 서민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있는 서민정당을 향해서 가야 한다. 또 한나라당이 너무 노쇠한 이미지가 있다. 숫자로서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인드가 젊고 미래를 향한 변화와 기개가 있는 젊은 정당으로 바꿔 나가겠다.”

-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후 당내 갈등이 심하다. 선거란 게 원래 후유증이 있게 마련이지만, 제주도도 6.2지방선거 후 아직도 후유증을 털지 못하고 있다. 조언을 해 달라.
“선거란 게 승자와 패자가 있고, 패자는 억울하게 졌다고 생각하고, 승자는 이겨 놓고도 패자가 참 못된 짓을 했다, 거기에 편든 사람이 미워 보일 것이다. 그걸 못하다 보니 사실 이명박 정부도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한나라당 지도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다 개성이 강한 분이다 보니, 제가 당 살림과 운영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매일매일 아슬아슬 하지만, 정당이란 게 모든 갈등을 녹여 내 가는 곳이니만큼 성숙한 정치력을 발휘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 제주도도 선거치를 때마다 누구파 누구파, 공무원들부터 여기 줄서고 저기 줄서고, 지역사회가 반으로 쪼개지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깝다. 승자는 최소한 핵심적 자리에 대한 인사배치 전환 빼놓고는 미운놈 떡하나 더 준다, 그리고 적은 가까이에 두고, 우리 아군은 멀리 둬도 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미운 사람을 가까이 둘 때 미움도 없어지고 적과 아군의 구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미 승자가 되고 지방의 지도자, 행정책임자가 되면 적과 아군이 어디 있느냐. ‘모두를 내편으로 만든다’ 그런 생각으로 큰 정치를 하면 더 강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지역 문제를 하나 꺼내고자 한다. 스마트그리드다. 실증단지가 제주에 올 때 원 총장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실증단지를 넘어 거점도시, 시범도시로 가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실증단지 들어올 때부터 모 공기업 사장이 태안을 고집해서 유치경쟁이 치열했었다. 당시 지식경제 담당자들, 청와대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실무책임자들이 제주도를 강하게 지원해 줘서 어렵게 어렵게 제주에 왔다. 실증단지 거쳐서 거점단지로 가는데, 중간에 실증단지 거치자마자 논의는 분분하지만, 제주도가 여러가지 면에서 모든 신재생에너지를 하기에 좋은 조건, 이미 실증단지를 거쳤기 때문에 꼭 가져와야 한다. 그래야 제주에 많은 일자리와 사업기회가 나오게 된다. 저도 이미 실증단지가 제주에 오는 과정에서부터 만사 제치고 뛰었다. 꼭 제주도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입지가 제일 좋다. 그런 점에서는 중앙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기 끝까지 그런 면에서 활동하도록 하겠다.”

- 동북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은 물론, 한중간에서 미묘한 갈등이 있다. 특히 제주는 해군기지 문제가 있어 염려되는 면이 있다.
“천안함에 대한 북한 공격이 있다 보니, 우리 정부 입장은 강경하긴 하지만, 그 안의 내부 논리를 보면, 한대 맞았는데 화를 내는, 적정한 기간 동안 활을 낼 때 화내야 한다, 그게 언제까지냐,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기간 동안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있고,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아주 염려스러울 정도다. 만약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다면 우리가 원하지 않은 어려운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 어차피 동북아에 관계된 한미중이 천안함으로 벌어진 위기상황을 잘 관리해서 연착륙으로 이 다음단계, 어차피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하기 위한 6자 회담, 또는 한반도 평화대화의 새로운 재개 국면으로 가기까지가 참 아슬아슬하다. 우리 외교 당국도 북한에 대해선 강경할 수밖에 없지만, 국제적 공조 속에서 이다음에 대화국면으로 가려 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제주도의 미래에, 특히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민감해 질 수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분위기가 전환되도록 노력하겠다.”

-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보는 제주출신, 또 정치적으로는 야당 사무총장으로 제주도와 제주도민에 대한 조언을 해 달라.
“제가 제주도 출신이지만, 제가 제주도를 자랑하려고 하면 훨씬 애정을 갖고 ‘제주도가 대한민국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 있고, 대한민국의 숨겨진 보물섬’ 이라는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이 많다. 결국은 이 잠재력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 제주가 제주자체 인구만으로 자급자족 경제해서 키울 순 없다. 그러면 결국은 개방하고, 밖에서 온 많은 사람이 보다 많이 머물고, 같이 있는 시간 보내면서 돈도 많이 쓰면서 제주경제. 제주문화, 제주의 자연문화와 따뜻한 인심이 육지를 향해서 전 세계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그런 면에서 제주는 육지로, 육지는 제주로, 제주는 세계로, 세계는 제주로…서로 막힘없이 사람이 흐르고, 돈이 흐르고, 문화와 지식이 흐르도록 뚫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과거부터 이야기 되는 것처럼 제주사람들이 텃세부리고 배타적이다, 제주사람끼리도 서로 인정 않고, ‘저 아이 누구네 집 아이인데…’ 라고 아무리 성장해도 우리 스스로부터 고향에서 인정 않는 분위기. 외지인에 대한 지나친 피해의식을 너머서야 제주가 동아시아 대한민국 보배가 되는 현실이 한 단계 더 빨리 올 것이다. 저는 지금도 나가고 있다고 본다. 거기에다 제주의 높은 교육열, 제주의 인재들이. 학력수준이나 제주인재를 봤을 때 인구비례로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하다. 아이들을 잘 키워 놨기 때문에 문화의식만 따라가면 앞으로 발전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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