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랑' 메시지 수박 농협에 선물…제주농협 변화와 혁신 불러

   
'제주♡사랑'이라고 적혀 있는 '메시지 수박' 한통이 농협 제주본부의 변화와 혁신 기운을 불어넣는 등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진창희 본부장 사무실에는 일주일째 수박 한통이 탁자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이 수박은 제주산이 아니다. 경남 의령산 당도 12브릭스 이상 최상 품질의 '메시지 수박'이다. 그렇다고 수박의 원래 주인은 농협 제주본부의 것도 아니다.

수박이 농협 제주본부에 들어오게 된 배경은 지난 99년 김인옥 청장이 경남 의령경찰서 서장을 한 인연으로 의령군에서 김 청장에게 '제주♡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넣고 선물했다.

기발한 아이디어 농산물 선물을 받은 김 청장은 지난 17일 진창희 농협 제주지역본부장에서 보내주었다.

김 청장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수박 선물을 받게 된 농협은 의령산 '메시지 수박'이 속뜻을 헤아렸다.

곧바로 농협은 의령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에 어떻게 글자를 만들고, 유통과 판매 등 전반적인 수박 농사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의령산 '메시지 수박'은 수박농사를 잘 짓는 농가를 중심으로 2개 작목반을 편성, 당도 12브릭스 이상의 최고급 수박이었다.

또 '생일' '축하' 등 행사에 맞춰 '메시지'를 동판으로 수작업으로 새겨 일반 수박과 비교해 개당 2000~3000원 이상의 가격을 받고 있었다.

   
농협 제주본부는 김 청장으로부터 받은 우연한 수박 선물로 인해 제주농업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구상하고 있다.

진창희 본부장은 "중앙회와 회원.단위 조합장.직원 등에게 수박을 보여주며 새로운 농협의 혁신과 제주농업 변화의 원동력을 삼고자 하고 있다"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진 본부장은 "제주감귤의 경우 2000년대 들어오면서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를 따르지 못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품질 감귤을 재배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변화로 생산.유통.판매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 본부장은 "수박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썩어서 냄새가 날때까지 그대로 나둘 것"이라며 "김 청장의 선물은 제주농업 발전의 기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의 여성 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전직원들에게 휴대폰으로 음주운전 삼가 '문자메시지' 발송, 전국 최초의 환경경찰대 창설 등 갖가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인옥 청장이 이번에는 '수박선물'로 뜻하지 않은 농협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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