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진입 이후 도내 유류가격 처음으로 서울보다 떨어져 '전국 최고' 오명 탈피

전국에서 가장 비싼 제주지역 유가 값이 처음으로 서울보다 가격이 떨어졌다.

제주도가 지난달 27일 도내 주유소의 유류가격을 조사한 결과, 일반 시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위발류 평균 가격이 ℓ당 1천433.75원으로 서울 평균가격 1천434.17원에 비해 처음으로 0.42원이 낮아졌다.

ℓ당 평균가격이 1원에도 못 미친 0.42원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느낄지 모르나 그동안 제주도내 유류가격이 지난 수년동안 전국에서 가장 비쌌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수치이다. 서울은 지금까지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유류 값이 비싼 곳이었다.

실내 등유와 보일러등유도 ℓ당 866.38원과 856원으로 서울지역보다 ℓ당 각각 22.98∼24.31원이 싸졌다. 다만 경유는 ℓ당 1060.88원으로 서울보다 12.04원이 여전히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평균에 비해 제주지역 유류가는 여전히 높으나 휘발유는 41.63원, 경유 54.03원, 실내 등유 16.14원, 보일러등유 11.63원으로 그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천정부지로 치솟던 제주의 유류가격이 타 지역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전국 최고'라는 오명에서 벗어난 것은 역시 유류공급업체간의 가격경쟁에서 비롯됐다. '파는 사람이 많을 수록 가격은 내려갑니다'라는 카피가 말해주는 소위 '옥션효과'를 보는 셈이다.

SK와 GS(옛 LG), S-오일 독점체제인 제주 유류시장에 농협과 손을 잡은 현대오일뱅크가 뛰어들어 가격경쟁을 시작하며서 거만해 보이기만 했던 유류가격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현대가 제주에 들어오기 이전인 지난 2월 제주지역 유류가격은 서울지역에 비해 휘발유 19.06원, 실내 등유 16.88원,보일러 등유 19.19원 그리고 경유 40.43원이 각각 비쌌다. 

또 전국 평균에 비해서도 휘발유는 82.12원, 실내등유 46.74원, 보일러등유 32.29원, 경유가 104.02원이나 더 높아 "제주지역 소비자들만 봉이냐"는 불만을 사 왔다. 그러나 현대가 제주시장에 진입하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해 제주지역 유류값을 떨어트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 제주도가 홈페이지를 통해 도내 주유소의 유류 판매가격을 공개해 소비자들이 싼 주유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가격안정의 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 주유소는 158개소로 SK 64개, GS 57개, S-오일 32개, 그리고 현대가 5개로 '2강 1중 1약' 체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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