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노동시장에서 ‘큰손’으로 바뀐 이웃나라
값싼 노동시장에서 ‘큰손’으로 바뀐 이웃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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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이웃되기

지난 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주관한 기술상담회가 중국상해에서 열렸다. 8월 말에는 전북익산시와 농림부에서 주관한 식품클러스터의 상해식품협회 교류도 있었다. 행사준비로 바빠 몇 주째 약속한 기사도 못 올렸다. 그러고 보니 매 해 한국정부 및 민간단체들이 중국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교류회는 아마 통계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것 같다. 이는 한국경제가 중국경제에 의존성내지 커플링현상이 심화되는 반증이기도 하다.

간단한 인터넷서칭으로 찾아본 한국의 대외수출상황은 수출입국(輸出立國)으로 경제성장을 한 이래 한국경제의 수출입의존성은 계속 증가해 최근에는 국민소득대비(GNI) 수출입액이 100%를 넘어섰다. 그만큼 해외경제 의존도가 높아졌다. 특히 2010년 5월 현재까지 대중국의 무역액이 519억2800만 달러를 기록하여 전체 수출비중 중 25.5%를 차지하였다. 그 외 주요 수출입국으로 EU는 11.8%, 아세안 11.7%, 미국은 10.6%, 일본 5.8%순으로 기록했다고 한다. 중국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무역외 투자액을 비교해 보더라도, 한국의 대중국투자액이 2009년 2,710백만달러로 중국의 제6대 투자국이다. 반면 중국의 대한국투자는 161백만달러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불평행 상황이다.

서두가 길었다. 다시 상담회로 돌아가면, 한국의 우수기술기업 13개가 중국상해에서 기술이전 기업을 찾아 상담을 통해 기술이전 및 교류를 추진하는 형식이었다. 요는 우수기술을 중국기업에 이전하거나 중국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교두보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 한 달간 관련기업들을 찾아 한국기업들에 소개하고 협력파트너를 찾도록 했다. 참가한 한국업체의 업종은 바이오(BT), IT, LED, 화장품, 기계설비 등이었다. 준비과정에서 뜻밖에도 중국기업들의 반응이 냉담했다. 한마디로 한국기업의 기술정도는 이미 중국기업들이 따라잡았다는 것이고 오히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것이다. 상담회 당일에도 이러한 현상이 이어져 바이오(BT)기업에만 중국기업들이 몰렸을 뿐 기타 업종에 대한 관심은 다소 미흡했다.

그 동안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외국자본과 해외우수기업을 유치하며 쌓아온 기술노하우가 한국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한때 한국이 자랑하던 IT, LED 등 제품에서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대규모자본을 바탕으로 한국의 중소기업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한국LED의 별명이 “또 LED”라고 할 정도이다. 또한 수 차례 한국방문을 통하여 한국기업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게다가 세계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국내시장 유통망을 웬만한 기술기업에 대해서는 관심도 보이고 있지 않았다. 더 이상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따라잡아야 할 혹은 배워야 할 국가가 아닌 그냥 이웃국가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업무상 중국기업인들을 접하며 느끼는 점은 규모의 경제에 대한 두려움이다. 광대한 이머징마켓을 뒤에 업고 표출되는 자신감, 막대한 현금흐름 등 이는 아마 국내에서 신문지상으로만 실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제주-중국 국제노선 비행기 및 면세점안에 늘어가는 중국인 관광객, 올 해 5월말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26만중 13만명이 중국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도내 중국유학생수도 급증하여 중국유학생들의 중국내 한국기업으로 취업을 알선하는 프로그램도 생겼다. 또한 법무부와 제주도는 올 초 법무부고시 제10-026호를 통해 부동산투자를 행한 외국인에 영주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이에 많은 중국투자자들이 제주를 방문하여 투자의향서에 사인했다고 한다.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머나먼 공산국가에서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웃나라에서 이제는 관광수입과 자본투자의 큰 손으로 포지션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 고현승 박사
새삼스레 중국의 발전과 굴기(屈起)를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을 재발견하자는 것도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현대중국이 우리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와버렸다. 일방적인 생산기지도, 노동력 공급지도, 엽기사건이 많은 낯설고 엉뚱한 곳도, 일방적으로 우리의 상품과 문화를 추종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이웃으로써 같이 살기를 모색할 때가 된 듯 하다. 중국과 이웃되기를 시작해야 한다. /고현승 대광경영차이나 법무팀장(법학박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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