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JDC글로벌아카데미] (23) 김동신 솔로몬기업전략연구소장

“좋은 것을 좋다고만 생각해선 안된다. 왜냐, 세계에 좋은 곳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좋다는 소리에 만족하지 말라. 좋은 것은 이 세상에 너무너무 많다. 좋은 것을 넘어 월등히 높은 곳, 위대한 곳으로 가야 한다”

김동신 솔로몬기업전략연구소장은 냉정했다. 제주도가 좋아 일년에도 다섯 차례 이상 여행을 위해 찾는다고 하면서도, 그렇다고 ‘그것으로 됐다’고 착각하지는 말 것을 도민들에게 주문했다.

부산과 설악산도 제주만큼이나 좋은 관광지라는 것이다. 모든 제품이 훌륭하고, 고장 걱정 없이 사용하는 시대에 소비자에게 선택 받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스물세 번째 서귀포JDC글로벌아카데미 강연자로 김 소장이 초청됐다. 14일 오후 7시 서귀포시평생학습센터에서 열렸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김 소장은 ‘품질 경쟁’은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TV를 살 때 LG와 삼성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화면질과 음질, 고장이 날 건지 생각하나요? 아닙니다. 어디 것을 사든 우리나라 TV는 최고
죠. 소비자는 품질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가격, 디자인, 서비스 등 부수적인 것으로 고민합니다”

제주가 먹고 살고 있는 관광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여행이 일반적이 된 지금, 관광객들의 눈높이는 굉장히 높아졌다. 이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좋다’는 것을 넘어선 ‘놀라움과 충격, 감동’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고르기 어려워 하고 공급자는 눈에 띄게 하기 어렵다.

“제주에서 나온 감귤이 어떤 감동을 주는가. 품질로? 아니다. 지금은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놀라움을 줘야 한다. 밤에 불꺼져도 볼 수 있는 야광 장미, 배구공 만한 사과, 요리하기 좋은 사각형 호박, 네모난 수박 등.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우리에겐 ‘생존 전략’이 필요한 때다. 여기엔 장기적인 안목이 수반돼야 한다. 김 소장은 생존 키워드로 ‘어디로 가고 있느냐 하는 방향성’, ‘속도’,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아는 이해’를 꼽았다. 이들을 종합했을 때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는 지 ‘통찰’이 생긴다.

김 소장이 생존 키워드에 따른 제주도만의 바람직한 성장전략을 세웠다. ‘세상에서 가장 쾌적한 섬’이다. 3G로 요약된다. 글로벌 시민의식(Global), 친환경 녹색산업(Green), 가든 아일랜드(Garden)이다. 그는 “산업은 친환경 녹색산업의 중심지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장이 없어야 한다. 굴뚝 없는 친환경 산업을 해야 한다. 동북아 관광의 허브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제주의 특성을 가치로 만들어 극대화시켜야 한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지역개발에 대해선 “제주 모든 섬전체를 ‘가든 아일랜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콩, 싱가포르처럼 빌딩들이 들어차 있는 마천루의 섬이 아닌 온통 푸른 그린 섬이 돼야 한다. 제주에는 높은 빌딩이 없다는 점이 제주의 장점이 될 수 있다”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의식수준이다. “글로벌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시민 의식이란 ‘마음의 문을 열고 개방하고 모든 이질적인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하되 제주도 것을 지켜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김 소장은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 일부를 정리해 소개했다. 사회 속의 각 주체들에는 변화의속도가 있는데, 기업과 금융은 100마일, 노동조합은 30마일, 정부 관료조직은 25마일, 교육은 10마일, 정치는 3마일, 제도는 1마일의 속도로 가고 있다는 것. 김 소장은 “이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도 적용된다. 제주도민의 변화 속도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 소장은 또 제주도에는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볼 줄 아는 눈이 없는 것”이라고 쓴소리 했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조건이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돌, 바람, 여자 모두 쓸모 없는 것들이었다. 산업사회에는 남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지금은 상황을 극복했다. 돌 자원을 활용한 최고의 건축 소재를 제주도 돌에서 찾는다. 바람은 풍력발전소 일으켜 친환경 에너지를 일으킨다. 21세기 들어 지식사회, 감성사회로 바뀌면서 여자들이 인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발전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도민이 바뀌어야 제주가 바뀐다. 제도와 법률, 건물을 바꿔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며 도민 의식의 변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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