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영정 제작 윤여환 교수, "진취적인 기상과 인자한 모습 동시에 담아"

▲ 윤여환 충남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김만덕 국가표준영정을 제작한 윤여환 교수는 “사업가적인 품격과 나눔정신이 깃든 인자한 기상을 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1일 일반에 공개된 의녀반수 김만덕의 국가표준영정은 50대 후반의 후덕하고 인자한 표정을 한채 수수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김만덕이 전재산을 털어 제주도 백성들을 구휼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조를 알현하러 가던 당시를 재구성한 것이다.

‘논개’와 ‘유관순’ 등 7명 인물의 국가표준영정을 제작한 바 있는 윤 교수는 지난해 8월 김만덕 표준영정 제작 의뢰를 맡아 11개월 만에 정부 심의를 통과했다. 네 차례의 보완, 수정을 거쳤다.

윤 교수는 김만덕에 대해서 “사회적 활동이 많고 안정적 사업가로서 말년에 큰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진취적인 기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정 제작은 인물 연구를 우선 한다.

김만덕을 그린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 조건에서 김만덕 당대의 사회상과 그녀의 업적, 사람들이 거론하던 그의 인품을 담아내 하나의 얼굴로 만들기 위해 윤 교수는 김만덕 관련자료들 뿐 아니라 당대의 풍속화와 출토 자료 등을 백방으로 구해 참조했다.

머리모양은 정조시대 풍속화와 탐라순력도에 나타난 제주 여인들의 머리모양을 참고했다. 복식은 관련문헌에서 ‘의복을 줄이고 먹을 것을 먹지 아니하여 재산이 점점 커졌다’는 등의 문구에서 유추된 소박한 삶이 표현됐다.

여기에 제주도 여성들의 남방계적 특징과 김만덕상 수상자의 공통적인 특징까지 채집해 분석해 담았다. 즉, 진취적이고 후덕한 인상의 제주 여인의 모습이 김만덕 영정에 투영된 것이다.

윤 교수는 “제주도 여성들의 남방계적 요소가 많은 얼굴형에 진한 쌍꺼풀을 한 이미지를 도출해 냈다. 50대 여성이어서 세겹의 쌍꺼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장옷과 색상은 현재까지 출토된 당시 복식을 재현해 제작했는데 윤 교수는 “그 당시와 가장 가까운 정조의 누이인 청연군주, 안동권씨 장옷, 덕온공주의 장옷 등 출토된 자료를 참조했다”고 말했다. 치마는 감물 염색돼 있다.

윤 교수는 “김만덕은 몸이 비대하고 키가 크며 말씨가 유순하고 후덕한 분위기가 나타났다고 쓰인 기록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모충사를 건립할 때 보통 여인의 키보다 컸다고 하여 165cm 정도의 큰 키로 제작됐다.

윤 교수는 “최근 크게 조명받고 있는 김만덕의 영정을 제작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제주도민들도 영정을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