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라톤]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환경티셔츠 '기부천사'에 선물

▲ 인사동에서 '환경티셔츠'를 제작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윤호섭 교수. 입에 문건 사탕이다. 출처=윤호섭 교수 홈페이지. ⓒ제주의소리
지독하다. 그의 환경 실천은.

전기 자전거 출퇴근은 기본이다. 쓰고난 종이로 명함을 직접 만들어 쓰는가 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며 8년전부터는 아예 냉장고를 없애버렸다. 2000년 이후엔 옷을 한 번도 사지 않았다. 매일이 ‘환경의 날’이다.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환경 디자이너’로 또 아이들에겐 ‘인사동 티셔츠 할아버지’로 알려져 있는 그는, 윤호섭(67) 국민대학교 명예교수다.

그가 유명세를 탄 건 2002년 흰티를 가지고 나와  4월과 9월 매주 일요일 인사동에서 친환경 티셔츠를 그리면서다. 100% 식물성 페인트를 이용해 그린 그의 티셔츠에는 나무 돌고래 황새 등 자연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LOVE EARTH’ ‘LOVE STORK’ 같은 환경 메시지도 담는다.

윤 교수의 환경티셔츠가 오는 17일 제주시 구좌생활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열리는 ‘제3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깜짝 등장한다. 

150여명의 ‘기부 천사’들에게 ‘환경 티셔츠’를 즉석에서 그려 선물할 예정이다.

그는 비싼 디자이너다. 88서울올림픽 디자인 전문위원을 거쳐 대전엑스포 입장권 디자인, 씨티은행과 펩시의 한글로고 디자인 등에 참여했다.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기만 하면 ‘노개런티’로 그의 디자인을 기부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역시 그의 마을을 움직인 축제다. ‘기부와 나눔’ 취지에 공감한 윤 교수는 ‘재능 기부’의 뜻을 선뜻 밝혔다.

▲ '인사동 티셔츠 할아버지'로 유명한 윤호섭 교수가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아이가 티셔츠의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며 흐믓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영광”이라고 입을 뗀 윤 교수는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착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생각한다”면서 “그 사이에 끼어서 내가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주의소리>는 윤 교수의 ‘그린 캔버스’가 될 티셔츠 150장을 마련해 놓고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부 천사’들을 위해 윤 교수가 마련한 작은 선물이다.

대회는 17일 오전 8시30분부터 제주시 구좌생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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