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협 울산과기대 교수,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 눈길

▲ 울산과기대 고현협 교수ⓒ제주의소리
기존 실리콘반도체 제조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화합물반도체 트랜지스터 양산기술이 제주출신 과학자에 의해 개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 고현협 교수(37.나노생명화학공학부)는 11일 미국 UC버클리 알리 자베이(Ali Javey)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리콘 기판 위에 초박막 화합물반도체를 붙여 고성능 나노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현협 교수의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11일자에 발표됐다.

고 교수에 따르면 현재 쓰이는 실리콘 반도체는 생산비용은 낮지만 고속 동작이 어렵고 전력소비량과 발열량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또 실리콘의 물질적 한계 때문에 15∼20㎚(나노미터ㆍ10억분의 1미터) 이하로 집적도를 높이는 게 힘들다. 반면 화합물반도체는 속도가 2∼3배 빠르고 전력소비는 10분의1 이하로 적은 장점이 있지만 제조공정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싸 군사, 통신, 우주 등 일부 분야에서만 쓰이고 있다.

고 교수는 프린팅 방식과 유사하게 18㎚ 두께의 초박막 인듐비소 화합물반도체를 실리콘 고무스탬프로 찍어 실리콘 기판 위에 옮겨 접착시키는 방식으로 트랜지스터를 제조했다. 초박막 화합물반도체는 분자간에 서로 당기는 성질인 `반데라스의 힘' 덕분에 접착물질 없이도 실리콘에 강하게 붙었다.

이 방법은 실리콘 기판 위에 화합물반도체를 성장시키는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제조가 간단하면서도 성능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실리콘 트랜지스터에 비해 전자이동도가 3∼5배 높고 대기상태의 전력 차단과 통전 시의 전류밀도가 훨씬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설비투자 없이 기존 대면적 실리콘 반도체 생산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고 교수는 "이 기술은 초고속ㆍ저전력 컴퓨터 CPU, 디지털 전자회로, 메모리 반도체 등 차세대 전자소자 제조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2015∼2020년경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주시 한림읍 출신인 고현협 교수는 한림초-한림중-대기고-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석사, 조지아텍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하다 올해 7월 울산과기대에 전임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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