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 지방청장 '직위해제' 낙마…5개월 동안 '화제' 만발

경찰 6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인옥 지방청장이 '위조 면허증 발급' 개입과 1억5000만원 수수혐의로 뒤늦게 유탄을 맞아 직위해제됐다.

김인옥 청장은 1972년 동아대 1학년 재학중 여성순경 1호 공채에 합격 경찰에 투신했다.

김 청장은 여성경찰로서 승승장구하며 2004년 1월 '경찰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경무관으로 승진했고, 올해 1월25일 제주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여성 경찰.청장 1호…환경경찰대ㆍ문자메시지ㆍ제주사랑 수박 등 화제

김 청장은 제주도 치안총수로 부임하고 나서도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제주도의 청정환경 보호를 위해 전국 최초로 '환경경찰대'를 창설했고, 경찰직원들에게 '음주운전'을 삼가하라는 문자메시지를 3개월 이상 보내 여성청장을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또한 지난 5월25일에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경찰로서는  민감한데도 불구하고 '지율스님'을 만나는 용기를 보여줬다.

게다가 의령경찰서장을 재직한 인연으로 의령군에서 보내온 '제주♡사랑' 수박을 농협제주본부에 선물해 농협직원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갖가지 화제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김 청장이 부임 5개월만에 비리 의혹으로 '직위해제'로 낙마하게 됐다.

# '위조 면허증 발급' 개입ㆍ기부금 의혹…수배중인 강력범 만난 것 시인

'장군 잡는 여성경찰' '노무현 대통령 내외 루머'로 유명한 서울광역수사대 강력4팀장 강순덕 경위(38)가 '위조 면허증'을 발급해주고 1500만원을 '강력범' 김모씨(52)로부터 받은 혐의가 드러났고, 김 청장이 강 경위와 김씨를 소개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3년간 매월 500만원씩 김인옥 청장에게 줬다고 진술해 사적인 용도로 돈을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청 감찰조사에서 김인옥 청장은 수배중인 김씨를 만난 것을 시인했다.

하지만 김 청장은 "'식사나 하자'고 강 경위와 함께 김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위조 면허증' 발급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또 김씨로부터 3년간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해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간접 해명했다.

실제로 지난 1991년 세계일보 9월16일자에는 '소년소녀가장 90명에게 매달 450만원 장학금'이란 미담기사를 통해 김 청장(당시 경찰청 소년계장)과 김씨의 선행이 보도되기도 했다.

#수사권 조정 문제로 곤혹스런 경찰…'직위해제' 초강경 조치

하지만 지방청장이 포함된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사권조정과 맞물려 경찰은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사건이 불거진 지 만하루만에 감찰조사를 실시한 후 김 청장을 '직위해제'키로 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신속하고 강도높은 조치를 두고 경찰비리 문제가 향후 수사권조정 과정에서 불거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고 발빠르게 자체 정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주경찰 내부에서도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희생양'으로 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안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온갖 '화제' 낳았던 김인옥 청장 '직위해제'마저도 '화제' 

모 경찰 관계자는 "청장님이 비리 의혹이 채 밝혀지기도 전에 속전속결로 '직위해제'를 당했다"며 "여성 청장으로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직위해제'되는 김 청장은 3개월간 김씨로부터 받은 기부금 1억5000만원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된다.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경우 현직으로 복귀할 수도 있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현직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지방청장 취임이후 5개월 '화제'를 몰고 다니던 김인옥 청장은 낙마까지도 '화제'로 이어지는 불행을 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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