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매출액의 15% 요구 vs JDC "공공성 외면말라" 팽팽
정부 중재 가능성 솔솔...제주개발 종잣돈 177억원의 향방은?

▲ JDC 제주공항 면세점 내부 모습. <제주의 소리 DB>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한국공항공사가 제주공항에 있는 JDC 내국인면세점의 임대료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있다.

영업요율에 따라 천문학적인 액수가 왔다갔다할 상황이어서 두 기관이 사활을 걸고 있다.

31일 JDC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007년 체결한 제주공항 내국인면세점의 임대료 계약기간(3년)이 이날 만료된다.

두 기관은 이에따라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최근 수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합의가 힘든 상태다.

공항공사는 내년부터 면세점 매출액의 15%를 임대료로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면세점의 매출은 3000억원을 넘어섰고, JDC는 내년 목표를 3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매출액 3500억원에 영업요율 15%를 적용할 경우 내년 연간 임대료는 525억원에 이른다. 올해 JDC가 낸 임대료는 285억원. 1년새 임대료가 갑절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JDC는 매출액 2000억원까지는 8%를, 초과분에 대해선 12.5%를 각각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2008년에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임대료는 347억5000만원이다. 양쪽의 요구액 차이가 무려 177억5000만원에 달한다.

둘 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JDC는 면세점 수익이 국제자유도시 건설 재원에 쓰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항공사가 JDC의 이같은 공공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내국인면세점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국제자유도시 건설에 쓰이는 돈은 한해 700억~800억원.

면세점 입주로 공항 상주인구가 700명 가량 늘어나 공항공사의 부대 수익이 만만찮게 증가한 점도 들었다.

JDC 관계자는 "JDC가 없었다면 흑자공항 전환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공항공사가 JDC의 공공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특히 면세점 매출이 늘어나면 덩달아 임대료도 증가하는 만큼 공항공사가 '윈윈 방안'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공항공사는 다른 입주업체와의 형평성을 들고 있다. 또 '제주공항에서 번 돈으로 다른 공항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선 2016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하는 제주공항 확장 공사 때문에 오히려 김포, 김해공항에서의 수익을 가져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주본부 관계자는 "JDC가 면세점 매장 면적은 더 달라고 하면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영업요율(15%)은 융통성을 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양쪽은 2007년 임대료 협상이 난항을 겪은 끝에 건설교통부의 중재로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JDC 관계자는 "국토해양부에 중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자율적 교섭이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 기관이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경우 결과적으로 제주개발에 쓰일 재원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