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강원도서 사고 경험...실전배치 닷새만에 최악의 불운

▲ 실전배치 닷새만에 추락한 해경 헬기.
23일 밤 제주 해상에서 응급환자 이송 도중 실종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대 소속 AW-139 헬기는 이전에도 국내외에서 사고가 잦았던 기종으로 밝혀졌다.  

2009년 10월3일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AW-139기는 양양군 손양면 제2소방항공대 기지에 착륙하다 기체 위쪽의 엔진 덮개가 갑자기 열려 회전중인 로터(회전날개)와 충돌했다.

당시 소방항공대는 사고 조사를 통해 엔진 덮개를 고정해 놓은 잠금 장치가 풀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 보고서는 특히 "과거 중동에서 유사 사례가 발생해 잠금장치를 개선했으나 불안전 요소가 남아있을 수 있다"며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AW-139 헬기는 애초부터 기체가 바람을 견딜 수 있는 내항성(耐航性)이나 지지도가 잘못 설계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같은해 4월 카타르 도하에선 헬기에 달린 바퀴를 이용해 활주로를 달리던 AW-139의 붐테일(꼬리 부분)이 접히듯 부서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AW-139 헬기의 사고가 잇따르자 2009년 9월 미 전역에 내린 '비상 항공 내항성 보고'에서 "아구스타 모델 헬기의 뒤 패널 부분이 해체됐다는 증거가 유럽항공안전본부에 접수됐다"며 "이처럼 위험한 상태는 동일 기종 헬기에 이미 존재하거나 앞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18일 제주에 실전 배치됐다. 닷새만에 최악의 불운을 만난 것이다. 
 
해양경찰청은 2009년 12월 AW-139 헬기 2대를 들여와 시험운항을 마치고 이중 1대를 제주항공대에 배치됐다.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Agusta Westland)사의 신형 헬기로, 대당 가격은 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천의 한 갯벌에서 관광객이 밀물에 방향을 잃고 실종됐을 때 적외선 열상장비를 이용, 구조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일에는 한라산을 오르다 정상 부근에서 심장 통증을 호소하는 관광객 김모(42.경기도 수원시)씨를 제주시내 병원에 긴급 후송하는 것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사고 헬기는 23일 오후 8시20분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74㎞ 지점에 있던 제주해경 1502함에서 응급환자인 여경을 태우고 제주공항으로 되돌아오던 중 통신이 끊겼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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