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검증위 구성하며 비전문가 전준수 위원장...해군기지 건설 면죄부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 얘기다.

총리실은 15만톤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를 구성, 지난 1월26일부터 2월14일까지 4차 검증위 회의를 개최해 17일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 결과는 15만톤 크루즈 입출항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8개월여만에 총리실 기술검증위원회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면죄부 역할을 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총리실은 국회, 제주도, 해군이 각 2명의 전문가를 추천해 검증위를 구성하라는 국회 권고를 무시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인물을 검증위원으로 선정했다.

특히 총리실은 비전문가를 검증위원장에 위촉했다. 이 비전문가가 바로 서강대 전준수 교수다. 전 교수는 국제운송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항만운송 전문가이지 선박 검증과는 거리가 있다.  

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기술검증위 회의록에 따르면 전 교수는 "제일 두려운 것은 (해군기지)공사가 중단될까봐"라며 "계획된 공사는 스케줄대로 개시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전 교수는 "정부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검증위 보고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것으로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제가 여기 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국가적인 큰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정부측의 입장을 철저하게 대변했다.

전 교수는 대표적인 박근혜측 인사로 알려져 있다. 2010년 12월 박근혜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또한 박근혜 후보와 같은 대학인 서강대를 졸업해 학계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 모임인 '서강학파'로 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9월27일에는 박 후보 국민행복추진위 지역발전 추진위원으로 전 교수를 임명했다.

전 교수가 검증위 위원장에 위촉되자 국회 강창일.장세환.주승용 의원은 성명을 발표 "총리실은 제주도와 사전 협의도 없이 비전문가 1명을 일방적으로 추가 추천하고 그것도 모자라 총리실 추천 위원을 검증위원장으로 선임했다"면서 "(이는) 설계 오류에 대한 검증보다는 수적 우위를 확보해 문제를 덮고 가겠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총리실은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전 교수를 검증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는 해명이 이미 거짓말로 확인된 셈이다.

한편 박 후보는 지난 17일  제주시 연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제주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 “민군복합관광미항은 제주의 미래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게 될 것”이라며 해군기지 건설을 강력하게 천명한 바 있다.

또 박 후보는 “해군력 증강과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지난 정권에서 시작해놓고, 이제 와서 그 정권의 주역들이 말을 바꾸고 반대하고 있다”며 야당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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