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주민과 비공개 면담...강동균 회장 "공사 중단이 먼저"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정부와 제주도의 합동 시뮬레이션 검증에 대해 우근민 지사가 "3차 시뮬레이션까지 온 것은 우리가 얻은 성과"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 지사는 4일 오전 9시40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강동균 회장 등 강정주민들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마을회는 이 자리에서 1월31일 발표된 정부 합동 시뮬레이션 검증 결과가 원천무효임을 주장하고 해군기지 설계변경이 이뤄지지 전까지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가 이날 오후 2시로 예고한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 연기도 요청했다. 제주도의 해군기지 공사 수용 발표시 있을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가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면담한 직후 제주도청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권일 강정반대대책위원장은 "현 도정은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도 정부의 편을 들어 해군기지 결의안 채택을 막았다"며 "도민을 등지고 정부를 철저히 비호하는 도정은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홍기룡 군사기지범대위 위원장 역시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민군복합항관광미항 추진단장 모두 업무파악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해군의 의도에 따라 제주도가 움직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시뮬레이션 논란에 대해 강동균 회장은 "3차 시뮬레이션은 설계상 존재하는 돌제부두가 없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것이다. 결국 현 해군기지 설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가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면담한 직후 제주도청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어 "우선 공사를 중단하고 설계변경을 해야 도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며 "70일이 아닌 7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하고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리실과 제주도는 앞선 1월31일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시현을 마치고 "현행 항만 설계상 초대형 크루즈선 2척이 주.야간에 안전한 입항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부는 2011년 9월 이후 지속됐던 15만톤급 크루즈선박 입출항 논란이 종식됐다는 입장이지만 강정마을회 등 반대 단체는 여전히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근민 지사는 4일 오후 2시 공식 브리핑을 열고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힌다. 강정마을은 수용발표시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전 11시 강정마을회 기자회견 직전에는 도지사 면담에 배석했던 이승찬 대천동장이 "자신의 발언을 왜 자꾸 막냐"며 강동균 회장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 강정마을회와 우근민 제주도지사와의 제주해군기지 관련 면담이 끝나고 이승찬 대천동장이 "왜 면담과정에서 말을 하지 못하게 하냐"며 강동균 회장에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우 지사와 강정마을회 주민들은 4일 오전 9시 40분부터 집무실에서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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