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등본-MOU 체결 업체명 ‘제각각’...갈수록 의혹 ‘증폭’
김희현,“부동산 브로커 아니냐”…道,“철저하게 검증하면서 추진”

▲ 김의현 의원(민주당, 일도2동 을).
국공유지 매각 등 특혜 논란이 휩싸인 ‘제주 판타스틱 아트시티’ 조성사업이 점점 의혹을 키우고 있다. 3일에는 제주도가 MOU를 체결한 ㈜인터랜드가 등기부등본에 있는 업체명과 달라, ‘유령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냐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더군다나 우근민 제주도지사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제주도의회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해놓고는 의회 동의 절차 없이 사업을 추진, ‘표리부동’ 행정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3일 제282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로부터 국제자유도시본부 소관 주요현안 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의원들의 질문은 특혜 논란을 빚었던 ‘판타스틱 아트시티’ 조성사업에 집중됐다.

판타스틱 아트시티 조성사업은 ㈜인터랜드가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일대 510만㎡ 부지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드라마 환상 체험장과 숙박·쇼핑시설,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지구 등을 조성하는 신개념 레저시티 개발사업이다.

문제는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자비 조달 계획이 불투명하고, 사업부지의 상당수가 공유지여서 ‘페이퍼’(사업계획서) 하나만 보고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더구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과 시설공사에 참여하는 건설사 중 일부가 법정관리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사업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김희현 의원은 “판타스틱 아트시티에 대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전제한 뒤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제주도와 맺은 MOU상의 업체 이름과 등기부등본 상의 상호가 다르다”면서 “실무진에서 알고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해당 업체가 전형적인 부동산 브로커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인터랜드와 MOU를 체결한 시점은 올해 2월25일. 하지만 등기부등본에는 인터랜드글로벌로 바뀐 상태였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MOU를 체결할 당시 자본금 1억원 짜리인 ㈜인터랜드글로벌과 자본금 5억원 짜리인 ㈜인터랜드가 공히 등기부등록에 올라 있다”면서 일부 오해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제주도의 사업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자유치위원회에서 수십여 가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공무원들로 구성된 도정조정위원회에서는 전원이 찬성했다.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 제주도는 지난 2월25일 ㈜인터랜드와 ‘제주 판타스틱 아트시티’ 조성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제주의소리DB
신관홍 문화관광위원장도 “도지사는 의회가 반대하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말은 그렇게 하면서 실제 사업은 진행하는 이유는 뭐냐”고 가세했다.

신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는 최초 시행하는 드라마 세트장 인·허가를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 중이라고 했다. 사업은 하면서 말로는 의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는 저의가 뭐냐. 의회를 어떻게 보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위원장은 특히 “개발 사업이라는 것은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의회가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인데, 집행부에서는 마치 도의회가 발목을 잡는 것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앞뒤가 맞지 않게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질타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강승화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지사께서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말한 이후 의회의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지적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향후 SPC 구성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특히 “철저한 검증을 거치면 이러한 오해들을 소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진행과정에서 능력이 없고 의심스러우면 과감하게 접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안보고에서는 제주도 투자유치자문관인 김영편입학원 대표 김영택 회장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김 회장은 민선5기 도정 출범 이후 제주도 투자유치자문관으로 위촉됐다. 특혜 의혹이 제기된 ‘판타스틱 아트시티’와 관련해서도 자문을 한 것으로 알졌다.

김용범 의원과 신관홍 위원장은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정말 조심하라. 이러한 문제 때문에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며 투명하고 신중한 사업추진을 주문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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