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명 투표=전화요금만 200억?…미납땐 선정 취소 가능성
道 “완납돼야 최종확정…KT와 협의 중, 세부적인 건 비밀”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천문학적인 전화요금 납입 문제가 향후 도민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지난 11월12일 새벽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잠정 선정된 뒤 “대한민국 제주도”를 외치며 환호하는 우근민 제주지사. ⓒ제주의소리DB
전화요금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7대 경관 선정이 취소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용범 의원(민주당)은 12일 2012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전화요금 납입 계획을 집중 추궁했다.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은 지난달 12일 제주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제주가 ‘잠정’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마치 최종선정된 것처럼 쾌재를 불렀다.

N7W재단은 내년 1월에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최종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전화요금. 7대 자연경관 선정이라는 환호성 뒤에는 ‘전화요금 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회 예산심사에도 7대경관 전화요금 납입 계획이 도마에 올랐다.

김용범 의원(문화관광위)은 “1억명이 투표했다고 하더라도 전화요금이 거의 200억원에 육박한다. 1억명만 했겠느냐”고 포문을 연 뒤 “어떻게 요금을 납입할 계획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공영민 제주도 지식경제국장은 “요금문제는 현재 KT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화요금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전화요금 납입과 7대 경관 최종 선정 여부와의 관계를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전화요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에 강성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은 “유표투표라 함은 KT를 통해 재단에 접수된 것을 말한다. 최종적으로는 전화요금이 납입된 것을 말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전화요금이 완납돼야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확정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요금납부 방식에 대해서는 지식경제국과 세계자연유산관리단 모두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공영민 국장은 계속된 추궁에도 “기밀유지 협약 때문에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즉답을 피했고, 강성후 단장은 “그것은 지식경제국 쪽에서…(담당하고 있다)”라며 답변을 떠넘겼다.

결국 공 국장은 “KT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KT가 제주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모색하고 있다”는 말로, 직접적인 요금 납부가 아닌 모종의 ‘거래’를 위한  물밑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장동훈 위원장은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은) 결국 돈으로 산 것”이라며 “알고 봤더니 자생단체에 (투표기탁금을) 반 강요했더라. 도민 사기극이 아니고 뭐냐”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백서 발간과 홍보 광고료 각 5000만원, 1주년 등 기념행사 및 국제학술 포럼 2억, 7대경관 명판 증정식 및 선정 축하행사 1억, 영상물 및 홍보물 제작 2000만원, 담당 우수공무원(15명) 해외연수 3000만원, 추진위 유공위원 견학 1억5000만원, 상징기념물 사업 10억 등 10개 사업에 18억원을 반영해놓고 있다.

하지만 7대 경관에 따른 전화요금(통신비)은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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