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문제 최대쟁점…“기업간 거래” 발 뺀 제주도 추진의지 의문

▲ 뼈대만 세워진 채 2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변한 ICC제주 앵커호텔. 그 뒤로 원형의 ICC제주가 보인다. ⓒ제주의소리DB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 건립사업이 여전히 정상궤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앵커호텔을 인수한(주)부영주택이 ‘유치권’문제로 여태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민간기업끼리 해결할 문제라면 완전히 발을 뺀 형국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주)부영주택은 10월 앵커호텔 채권단인 아시아신탁과 ICC JEJU간에 사업 시행을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1월 사업시행자인 JID(주)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 1년9개월 만에 앵커호텔 건립사업은 공사 재개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기 코앞이지만 여전히 공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공사재개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를 ‘유치권’ 문제로 보고 있다.

이전 시공사인 (주)금호산업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투입된 물량 및 그에 따른 산출 금액이 근거가 있느냐를 놓고, 새로운 시행·시공사인 (주)부영주택과 티격태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제시하는 공사 가격차가 워낙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한 실정이다.

제주도는 또 유치권 관련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를 제주앵커호텔 건립을 2012년 9월에 개최되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연계하는 정책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내년 WCC행사에 제주앵커호텔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근민 지사는 이러한 방침을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분명히 하기도 했다. 당시 우 지사는 “행사 이전에 완공이 안 되면 가림막을 치고 행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렇다고 딱히 제주도가 ‘복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앵커호텔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 국제적으로 제주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는 만큼 WCC 개최 이전에 완공해야 한다’는 도민사회 주문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결국 그 화살은 제주도로 향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까지 주도적으로 나섰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나선 후 민간기업간의 비즈니스 차원이라며 완전히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사태 해결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도는 특히 부영과 맺은 계약서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앵커호텔 부지를 헐값에 판 게 아니냐”는 특혜 의혹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근원지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동주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현 시점에서 유치권 문제는 합리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부영이 앵커호텔 공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췄다고 판단한다”며 “각종 인·허가 등의 행정서비스를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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