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재·금릉·비양 3개 마을 “비양 케이블카 찬성”…찬·반 논란 2년만 재점화

▲ 한림읍 3개 마을(비양·금능·협재리) 지역주민들이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2년만에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비양도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이 2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이번에는 사업자 대신 사업지구 지역주민들이 총대를 멨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금릉리, 비양리 주민들은 20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비양도 해상 케이블카 개발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서, 이 사업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영호 협재리장, 문익수 금릉리장, 윤부웅 비양리장과 이 지역 어촌계원, 주민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874만명이라고 하지만, 한림지역 주민들은 거품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서 “관광인프라 구축은 특별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제주 서부지역의 절박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 1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비양도 해상관광 케이블카’찬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림읍 협리·금릉·비양리 주민들. ⓒ제주의소리
이들은 또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을 살리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나가겠다”고 추진의지를 밝혔다.

특히 통영 케이블카 예를 들면서 “경남 통영의 경우 케이블카 하나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1300억에서 1500억원에 달한다”면서 “비양도 케이블카는 비양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한림 지역경제 회생과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기관, 환경단체의 인식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마냥 비판만 하지 말고,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이 한림지역의 미래가 되고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사실상 사업자인 라온랜드(주)가 '지원'을 앞세워 주민들을 전면에 나서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익수 금릉리장은 질의응답 중 “(금릉리에서는) 처음에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사업자 측에서 협재와 비양리와 똑같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찬성 의견이 많아졌다”면서 “(라온에서) 연간 2000만원의 마을발전기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 한림읍 3개 마을(비양·금능·협재리) 지역주민들이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2년만에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3개 마을의 경우 비양리는 지난 3월 어촌계 총회에서, 금릉리는 8월19일 마을 총회를 열어 ‘케이블카 찬성’ 입장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재리의 경우는 3년 전 마을총회에서 ‘찬성’ 입장을 정한 뒤 그동안 변화 요인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경관 사유화와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한차례 무산된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에 따른 찬·반 논란이 재 점화되면서 제주도가 어떤 입장을 보일 지가 주목된다.

또한 이들 3개리(里)를 제외한 한림읍 내 다른 마을과 도민사회서는 여전히 반대 여론이 높아, 지역공동체 갈등과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비양도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2009년 라온랜드㈜가 320억원을 들여 한림읍 협재리~비양도 해상 1952m에 20m 안팎의 보조탑과 해상 중간에 58m 높이의 탑 2개, 20인승 곤돌라 12대를 설치해 관광사업을 벌이려던 사업이다. 2010년 도의회에서 심사가 보류되면서 무산됐다.

특히 우근민 지사는 당선자 시절부터 비양도 케이블카 반대 뜻을 밝혀왔고, 지난해 4월 한림읍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지역주민들이 결정해서 추진할 일이 아니라 제주 전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다. 50년 100년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케이블카 추진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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