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창일 산업통상위원장 “제주 농수산물 반드시 초민감품목 포함시킬 것”
13일 정부 한·중FTA 통상교섭대표단-제주도·도의회 FTA대응특위 3자 간담회 주선

▲ 한·중FTA 1단계 협상 타결에 따른 공조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가 참석한 3자 간담회 자리가 강창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의 주선으로 마련됐다.ⓒ제주의소리

값싼 중국 농수산물이 관세 저항 없이 국내로 밀려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에 인접해 있으면서 농업생산 구조가 비슷한 제주로서는 가히 ‘재앙’ 수준을 염려해야 할 정도다.

수산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으로 물고기 씨가 마르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대로 무장한 중국산 수산물이 국내 식탁을 점령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청정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는 제주산 수산물의 입지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되고, 시장개방 양허안을 본격적으로 협상하게 될 2단계 협상을 앞두고 제주도와 도의회 FTA특위가 13일 국회로 향했다. 한·중FTA 통상교섭대표단을 만나기 위함이다.

자리는 제주출신 강창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 주선했다. 자신의 아지트나 나름 없는 국회 본청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회의실로 불러 들였다.

과거 정부에서 통상 기능은 외교통상부가 맡았지만,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상임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다. 그 위원회 수장이 바로 제주출신 강창일 위원장이다. 한·중FTA 쓰나미로 인해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제주의 1차 산업을 구할 구원투수로 강 위원장이 떠오르고 있다.

▲ 강창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위원장.ⓒ제주의소리
강창일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제주의소리>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FTA는 주권문제와 밀접함에도 지난 정부에서는 농민들과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올해 실물경제 전반을 다루는 산업위로 통상 기능이 이관이 기능이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선한 배경에 대해서는 “한·중 FTA 1단계 협상 타결에 따라 제주의 주력 1차 산업 품목을 초민감 품목으로 선정하게 하는 등 2단계 협상까지 대정부 절충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어서 오늘 간담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에서는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겸 FTA수석대표가 나섰다. 제주도에서는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가, 제주도의회에서는 FTA특위 허창옥 위원장과 강경식·박원철·윤춘광 의원이 합석했다.

제주 농·어업인을 대표해 김영우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과 김영칠 한국수산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도 참석했다.

먼저 제주도가 말문을 열었다. 우선 “지리적인 인접성과 농업생산구조의 유사성, 광대한 국토와 다양한 기후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제주농업에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비롯해 당근·양배추·무·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류, 양파·마늘·감자 등 주요 밭작물을 초민감품목 10%에 반드시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

또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오렌지 등 수입관세액 전액을 감귤경쟁력강화기금으로 투자할 것과 제주감귤 농무관 제도 도입, 감귤산업 법제화 등 특별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FTA 피해보전 직불제 대상 품목에 양배추와 브로콜리, 무, 마늘도 추가해줄 것도 함께 요구했다.

수산당국에서는 갈치, 참조기, 양식광어 등 제주 주요 수산물을 초민감품목에 반영해 양허 제외시켜 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FTA수석대표는 제주도의 속사포 건의에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강 위원장은 우 대표가 “한·중FTA는 다른 FTA와는 달리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으며, 2단계부터 샅바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향후 FTA 협상에서 정부의 실타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우 대표는 “제주도에서 건의한 내용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최대한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충분히 받아들였으니 관련 내용을 해수부와 농식품부에 잘 전달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우 대표가 이처럼 호의적으로 나온 데는 이날 간담회를 주선했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소관 상임위원회 강창일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강 위원장은 “지난 3월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통상기능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로 이관돼 FTA를 중심으로 한 통관 업무를 다루게 된 만큼 제주의 1차 산업이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선우 부지사에게도 “제주도 역시 주요 농수산물에 대한 초민감 품목 포함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며 “그런 연후에 국회와 관련부처인 산업부와 농식품부, 해수부와의 절충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가달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을 이끌고 인근 대폿집으로 향했다. 어렵게 마련한 자리인 만큼 확실하게 다짐을 받아놓자는 생각일 터다.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앞두고 제주도로서는 천군만마를 만난 셈이다. 강 위원장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