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분석] 새누리 김방훈 ‘다크호스’…김태환·신구범 가세 최대변수

▲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출마 예상자 7명 가운데 5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소리/그래픽 김정호 기자

추석민심을 떠보기 위해 실시한 내년 도지사선거 여론조사 결과 눈여겨볼 대목은 민주당 김우남 국회의원의 약진과 현역인 우근민 지사의 추락이다.

또 지난해 총선과 대통령선거라는 굵직한 선거를 거치면서 정당정치가 뿌리를 내린 탓인지, 누가 나서든 정당 후보들이 무소속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타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제주의소리>가 9월12~13일 실시한 도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우근민 지사(무소속)가 18.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우남 의원(민주)이 17.5%로 바짝 뒤쫓았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새누리)과 김태환 전 지사(무소속)가 16.1%,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민주)은 14.6%로 뒤를 이었다. 1~5위까지 오차범위(±3.1%p) 내 혼전 양상이다.

6개월여 전 <제주의소리>가 창간 9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우근민 지사의 지지도가 큰 폭으로 빠진 게 눈에 띈다. 당시 조사에서 우 지사는 27.0%의 지지도를 얻어 2위인 김우남 의원(17.5%)을 오차범위 내로 따돌렸다.

반면 김우남(17.5%→17.7%), 김방훈(13.6%→16.1%), 고희범(14.6%→14.5%), 김경택(8.4%→6.3%) 후보의 지지도 변동 폭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겉으로 드러난 순위는 그대로지만, 내용 면에서는 희비가 완전히 엇갈리는 결과물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김태환(16.1%), 김택남(1.8%) 후보가 새롭게 추가된 것 외에 지난 2월 조사 때와 달라진 점은 없다. 그만큼 민심의 추가 크게 흔들렸다는 얘기다.

실현가능한 상황을 가정한 가상대결에서는 더 역동적이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선두주자의 얼굴이 바뀌기도 하고,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민심이 크게 요동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때론 정당후보가, 때론 무소속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물고 물리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대체적으로 정당후보들이 약진한 반면 무소속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6가지 가상대결 중 우근민 지사가 이긴 경우(우근민 29.0%-고희범 27.7%-김경택 25.5%)는 상대적으로 약체 평가를 받는 정당 후보가 나섰을 때가 유일했다.

그 외 가상대결에서도 2위(김우남 32.5%-우근민 27.2%-김경택 25.5%) 한 번에, 네 번은 맨 끝자락으로 밀렸다. 여섯 번 대결에서 1승5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6개월여 전 4전 전승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김 전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을 때 2전 2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 도지사선거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우남 의원을 후보로 내세울 경우 3전 2승1패로 상대적으로 승률이 높았다.

이번 가상대결에 새누리당 후보로 등장한 김태환 전 지사도 데뷔전에서 1승1패를 기록, 만만찮은 파괴력을 보여줬다.

제주MBC가 실시한 여론조사(9월14일)에서도 이러한 경향성은 반복됐다.

8명의 후보군을 상대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김우남 의원(민주)이 12.7%로, 미세한 차이지만 현역인 우근민 지사(12.5%)를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방훈(10.7%)-신구범(9.6%)-김경택(9.1%)-김태환(8.9%)-고희범(8.4%) 등 김택남 전 제민일보 회장(1.0%)을 제외한 1~7명이 오차범위(±3.1%p)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김우남 의원은 3명의 전·현직 지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23.4%로, 2위(김경택 16.1%)와의 격차를 더 벌였다.

반면 우근민 지사는 전·현직 도지사 3명이 동반 출마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23.0%를 얻는 데 그쳐, 김태환(28.9%), 신구범(24.1%) 두 전직 지사 모두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전직 지사의 가세가 완주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도지사선거의 최대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한편 <제주의소리> 여론조사는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9월12~13일에, 제주MBC 여론조사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9월14일 각각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 모두 95% 신뢰수준에 ±3.1%p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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