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의 해] 도지사 10명-교육감 11명-도의원 130명, 풀뿌리일꾼 향한 각축전 개막

지방선거의 해가 밝았다.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으면서 6.4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3기를 이끌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할 선량을 뽑는 제6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섰다.

6월4일 치러지는 제6대 지방선거에는 제3기 제주특별자치도호(號)를 이끌 도백과 교육감, 제주도의원 41명(교육의원 5명 포함)을 선출하게 된다.

무엇보다 제주판 3김(우근민, 신구범, 김태환)의 등장으로 주춤해진 ‘세대교체’가 실현될 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맞는 최초의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박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도 있어 여·야간 사활을 건 접전이 예상된다.

바닥 민심은 4년 전과 비교해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거리고 있어 누구도 ‘압승’을 장담할 수 없는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 제주도지사를 꿈꾸는 10龍! 사진 위 강상주, 고희범, 김경택, 김방훈, 김우남. / 사진 아래 김택남, 박희수, 신구범, 양원찬, 우근민. (왼쪽에서 오른쪽) ⓒ제주의소리

◇ 제주도지사 선거, 제주판 ‘3김’ 물러나고 세대교체 이뤄질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제주도지사 선거 승리에 목말라 있다. 지난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 김태환 전 지사를 영입해 승리했지만, 이후 치러진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했다. 최근 새누리당 지지도가 상종가를 치고 있어 올해만큼은 반드시 승리해 ‘집권당’ 체면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민주개혁 진영 결집과 박근혜정부 심판론을 앞세워 도지사직을 탈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2010년 선거에서는 자당 후보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우근민 후보 지지를 놓고 자중지란을 겪기도 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당 후보가 선두권을 달리면서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

현재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는 10명 정도다.

우선 관광객 1000만명 시대라는 새 역사를 쓴 우근민 현 지사가 제주도 발전이라는 자신의 치적과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워 6선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5일에는 지지자 1만7000여명을 이끌고 새누리당에 입당, ‘힘 있는 여당후보’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지지자들 중 약 30%가 거짓으로 판명됐고 당비대납 의혹까지 제기됐고, 내년 선거에서 시장직을 거래했다는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가 터지면서 궁지에 몰린 상태다.

새누리당에는 현역인 우 지사 외에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김방훈 전 제주시장, 양원찬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 회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모두 세대교체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세대교체론에 힘입어 최근에는 제주출신 원희룡 전 의원 카드가 여권 내부에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원 전 의원의 출마는 선거 판도를 뒤흔들 매머드급 이슈가 될 전망이지만 원 전 의원 측은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반응해 출마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우근민 지사, 김태환 전 지사와 함께 20년 넘게 제주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경쟁 관계를 이어온 신구범 전 지사도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했다. 무소속이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공정한 경쟁만 보장된다면”이란 단서를 달고 정당 선택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제주판 3김의 한 축인 김태환 전 지사가 불출마 선언과 함께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세대교체론’의 희생자가 될 지, 화려하게 부활할 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서는 고희범 도당위원장과 김우남 국회의원,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고희범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자서전 ‘이것이 제주다’ 출판기념회를 갖고 “위대한 도민들과 함께 제주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김우남 의원은 최근 서울 주재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지사 출마 결심을 굳혔다”며 “공식 출마선언은 예산 국회가 마무리된 이후인 1월 중순쯤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희수 의장도 최근 도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제주의소리>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 결심을 굳혔다”고 말해,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 밖에 김택남 제민일보 회장,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등이 도지사 후보군에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김 회장은 출마한다면 새누리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고, 강 전 시장은 안철수 신당을 포함해 정당 선택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신당’은 공식 창당 전인데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제주도지사 후보 영입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아직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들. 사진 위 강경문, 강경찬, 강성균, 고창근, 고충석, 김익수. / 사진 아래 부공남, 부광훈, 양창식, 오대익, 윤두호, 이석문. (왼쪽에서 오른쪽) ⓒ제주의소리

◇ 무주공산 제주도교육감 선거, 자천타천 후보만 10여명 ‘춘추전국시대’

무주공산과 다름없는 교육감 선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만 10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일부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단일화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최종 선거판이 어떤 구도로 짜여질 지가 관심이다.

우선 의정활동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강경찬, 오대익, 윤두호, 이석문 교육의원이 표밭을 열심히 누비고 있다. 이들은 현역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 주요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얼굴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중등 교원 출신으로는 강경문 물메초 교장, 강성균 제주과학고 교장,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국장, 부공남 전 제주서중 교장 등 4명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부광훈 전 오현고 교장은 고교 동창(오현고 17회)인 윤두호 의원과 단일화에 합의, 교육감 출마를 접었다. 대신 교육의원 선거에 뛰어들 공산이 높다.

이 밖에 지난 2010년 선거에서 패배, 4년을 절치부심한 양창식 전 탐라대 총장이 행보를 넓히고 있고, 김익수 전 제주관광대 부총장은 교원 출신들 틈바구니에서 유일하게 ‘교육행정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철수 신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이 교육감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잔잔하던 교육감 선거판에 변수로 급부상했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선거일이 다가서면서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경우 결국 교육의원 선거와 교통정리가 되면서 최종 주자는 4~5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제주도의원 선거(지역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 도의원선거 ‘판도’ 변할까?…새누리, 지지율 고공행진에 다수당 탈환 의욕

제주도의원 선거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생존율이 초미의 관심이다. 또 현역 여성 의원(비례대표)들이 전부 지역구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구 여성의원이 탄생할 지도 관심을 끈다. 9대 의회를 거치는 동안 지역구 여성의원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야당인 민주당의 ‘다수당’ 수성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29개 선거구에서 제10대 도의회 입성을 위해 발품을 팔고 있는 예비후보들은 130여명.

현역 의원들 중에서는 박희수 의장과 안동우·강창수 의원 등 3명을 빼고는 전부 선거전에 뛰어든다. 박 의장은 도지사 꿈을 키우고 있고, 안 의원은 국회의원 보궐선거(제주시 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선거구에서는 현역끼리 맞대결을 예고, 누가 선수를 늘릴 지 주목된다.

제7선거구(용담1·2동)에서 소원옥(민주)·김영심(통합진보), 제14선거구(이호·외도·도두동)에서 김진덕(민주)·박주희(무소속), 제24선거구(대천·중문·예래동)에서 김경진(민주)·현정화(새누리) 의원이 맞붙는다. 이들은 또 성(性)대결이기도 해, 만약 여성의원이 승리한다면 지역구 여성의원 1호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또 제20선거구(송산·효돈·영천동)에서는 허진영 의원(새누리)과 윤춘광 의원(민주)간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비례대표만으로 재선을 한 방문추 의원(민주)도 지역구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같은 당 박규헌 의원과 공천티켓을 놓고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제3선거구(일도2동 을, 김희현-임문범), 제5선거구(이도2동 을, 김명만-김수남), 제9선거구(삼양·봉개·아라동, 안창남-오종훈), 제14선거구(외도·이호·도두동, 김진덕·박주희-강문철)에서는 4년을 절치부심한 전직 의원들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여·야 각 당은 지방선거 120일 전인 2월4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체제로 공식 전환하게 된다.

한편 제주지역 유권자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도지사·제주도의원(지역구·비례대표)·교육감·교육의원 등 ‘1인5표’를 행사한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