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 선거 출마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6.4지방선거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제주도지사 선거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다. 최종 대진표가 나오려면 갈 길이 멀다. 중앙당의 선거전략, 후보간 합종연횡 등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는 아직도 많다. 남은 변수들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주]

▲ 김태환 전 지사 주도로 지난 1월22일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포럼’. 정가에서는 특별자치도와 6.4지방선거를 연계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의소리DB

[6.4선거 남은 변수는?] <3>김태환 변수, 탈당설·김우남 지원설 ‘솔솔’

   
시쳇말로 그는 “살아있다”. 선수로 직접 뛰는 대신 킹메이커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다.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얘기다.

지난 4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간의 혈투가 막을 올린 가운데 장외에 있는 김태환 전 지사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그의 행보에 따라 선거판이 들썩거릴 수 있다.

김태환 전 지사는 지난 1월22일 ‘제주특별자치도 발전포럼’을 출범시켰다. 정치색을 뺀 순수 민간모임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지방정가에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별자치도와 6.4지방선거를 연계시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태환 전 지사는 지난해 10월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그런데 안착한지 4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탈당설’이 흘러나온다.

김태환 전 지사는 지난 연말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우근민 지사가 후보경선에 나설 경우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이 씨가 됐다.

지난달에는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소속이라도 특별자치도 정신에 부합되지 않는 후보가 나오면 어떻게 몸담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탈당을 해서라도 특별자치도 정신에 맞는 후보를 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런 김태환 전 지사의 행보에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다. 당적을 지닌 정당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발언수위를 넘었다고 보고 있다.

김태환 전 지사가 염두에 둔 ‘특별자치도 완성 적임자’는 제주출신 원희룡 전 의원이다. 그는 입당 전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원희룡 전 의원 정도라면…(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을 직접 만나보겠다”고까지 했다. 이후에도 그는 공개적으로 원 전 의원에게 수차례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당내 예비주자들로는 성이 안찬다는 얘기가 된다.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출마 수순을 걷고 있는 우근민 지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 지사에 대해서는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특별자치도를 오히려 후퇴시켰다고까지 비판한다.

이러한 ‘反 우근민’정서는 자신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건 이른바 ‘제주판 3김 동반퇴진론’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정가에서는 우근민 지사가 새누리당 도지사 경선에 참여하는 순간 김태환 전 지사가 당을 박차고 나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태환 전 지사가 탈당한다면 친족관계인 민주당 김우남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불출마 기자회견 때 “탈당은 않겠다.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안다”는 말로, 탈당설 및 김우남 지원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최근 행보로 봐서는 ‘탈당→김우남 지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반(反)우근민 정서가 강한 신구범 전 지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자신이 말한 ‘3김 동반퇴진론’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어떤 판이 벌어지든 ‘反 우근민 대열’에 설 것은 확실히 보인다.

정치색을 뺐다고는 하지만 ‘제주특별자차도 발전포럼’은 누가 봐도 ‘김태환 포럼’이다. 민선 4기 도정을 함께 이끌었던 측근들이 총 집합해 있다. 언제든 선거조직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태환 전 지사는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선거 때가 되니까 온갖 상상력이 발휘되는 것 같다”면서 “(탈당설·김우남 지원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럼에도 만에 하나 김태환 전 지사가 민주당 김우남 의원과 손을 잡는다면 선거판은 크게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태환 전 지사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어떤 조화를 부릴 지 ‘김태환 변수’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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