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새누리, 4월10일 경선-야권, 공천 ‘안갯속’-우근민·신구범 ‘아리송’
신·우·강상주 무소속 출마 땐 ‘4~5파전’ 다자구도 재편…정책선거 실종 우려


▲ 6.4지방선거가 82일 앞으로 다가섰지만 제주도지사 선거가 안갯속이다.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은 채 선거구도 싸움이 되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의소리
6.4지방선거가 82일 앞으로 다가섰지만 제주도지사 선거는 여전히 ‘깜깜이’다.

새누리당이 다음달 10일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후보자를 확정짓기로 했지만, 경선 룰 변경에 반발하고 있는 우근민 지사의 경선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안철수신당)이 뭉친 통합신당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지사 후보를 선출할 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신당으로 출마를 준비하던 신구범 전 지사가 통합신당 참여 대신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면서 선거판의 재구성을 예고하고 있다.

◇ 새누리, 김경택·김방훈·양원찬·원희룡 경선 참여…우근민 지사 거취 ‘초미 관심’

선거판을 먼저 뒤흔든 건 새누리당이다. 우근민 지사(상향식 공천)와 원희룡 전 의원(100% 여론조사 경선)이 경선 룰을 가지고 기 싸움을 벌였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원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김방훈·양원찬 두 예비후보는 즉각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김경택 후보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김경택 후보가 하루만에 “7만여 제주당원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주겠다”면서 경선 참여를 선언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경선 룰이 확정되자 원희룡 전 의원은 14일 제주에 내려와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원 전 의원의 가세로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군은 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몇 명이 공천신청을 할지는 미지수다.

그 중심에는 우근민 지사가 있다. 우 지사는 룰 변경에 강하게 반발, 숙고에 들어갔다. 13일에는 연가를 내고 관사에서 칩거하며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지사 측 관계자는 14일 “내일(15일) 지사님이 거취와 관련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해 최종 결심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우 지사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가지다.

여론조사 경선을 수용하면서 정면 돌파할 지, 아니며 경선에 불참하느냐다.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 또 다시 두 갈래 길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느냐, 아니며 ‘6선 도지사’의 꿈을 접느냐다.

만약 우 지사가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으면 제주도지사 선거판은 또 다시 요동치게 된다.

◇ 민주+새정연, 여권 ‘경선 룰’ 이슈 독점에 벙어리 냉가슴…경선 시기·방법 ‘깜깜’

야권의 고민은 더 깊다. 원희룡·우근민 두 변수가 선거판 이슈를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여론의 주목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신당 창당으로 공천 룰을 새롭게 짜야 하지만, 그에 대한 로드맵도 전혀 나와 있지 않아 예비후보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양측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방식으로 최적·최강의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서로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배심원을 활용한 공론조사 방식이 점점 힘을 얻는 모습이다.

공론조사란 객관적인 기준으로 배심원을 골라 토론 등을 통해 충분한 사전정보를 제공한 뒤 투표하는 방식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박영선 후보단일화 모델이다.

조직 동원 우려와 인기투표 전락 가능성 등 일반 여론조사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정치연합 쪽에서 선호하는 방식이지만 민주당에서도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민주당 쪽에서는 100% 공론조사 배심원제보다 여론조사 비율을 50% 반영하는 타협안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신구범·강상주, 통합신당 참여냐? 무소속 출마 강행이냐? 저울질

공천 룰이 확정되더라도 새정치연합(안철수신당) 후보들이 통합신당에 참여할 지는 별개 문제다.

이와 관련 신구범 지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통합신당 경선 참여와 무소속 출마 가능성 모두를 열어 놨다.

새정치연합에 합류하면서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은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까지 미룬 채 장외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 모두 통합신당 경선에 참여한다면 야권은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복잡해지게 된다.

여기에 장고에 들어간 우근민 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경우 제주도지사 선거판은 최소 3파전, 최대 4~5파전의 다자구도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0여일 앞으로 다가선 제주도지사 선거의 대진표가 아직까지도 윤곽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