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와흘리 주민들, 여·야 도지사 후보에 ‘녹색산업단 조성계획 철회’공약 채택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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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주민들은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지사 후보는 와흘리 녹색산업단지 조성계획 철회를 공약으로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조천읍 와흘리 주민들이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형 녹색산업단지’ 건설에 반대하며 여·야 도지사 후보들에게 ‘사업백지화’를 공약으로 채택할 것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주민들은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지사 후보는 와흘리 녹색산업단지 조성계획 철회를 공약으로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녹색산업단지는 제주도와 한국농어촌공사가 2017년까지 국비와 도비 등 1627억원을 투입해 조천읍 와흘리 일대 80만㎡에 친환경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단지 조성으로 식품과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향장품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화북공업단지를 와흘리로 옮기려는 수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주민들은 “제주도정은 와흘 마을 주민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무늬만 ‘녹색’이고, 실질은 ‘공업단지’인 녹색산업단지 조성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녹색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식료품 제조업과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전자부품 등 제조업이 주류”라며 “이들 기업이 과연 녹색기업인가. 사실 전부 공해배출기업”이라고 분개했다.

이들은 또 “이처럼 무늬만 녹색에 불과하고, 실질은 공업단지인 녹색산업단지가 와흘마을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경관은 파괴되고, 주민들의 삶의 물질적 토대인 1차 산업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땅 투기, 찬·반 갈등으로 전원생활을 영위하던 마을공동체 역시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녹색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된다면 와흘 마을을 집어삼키는 괴물이 될 거시 분명하다”면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단연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원희룡,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도지사 후보는 와흘리 녹색산업단지 조성계획 철회를 공약으로 제시하라”고 공개 요구했다. 이들은 오는 22일까지 책임 있는 답변을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천창석 와흘리장은 “공장 자체가 하나도 못 들어오도록 원천 봉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이장은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손유원 제주도의회 의원(조천읍, 새누리당)에게도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이에 손 의원은 “일단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그런 다음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화북공업단지’ 이전 의혹을 불식시킨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내에는 구좌와 금능, 대정에 3개 농공단지가 조성돼 있다. 아라동은 국가산업단지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구좌(한동리)에는 일반산업단지인 용암해수산업단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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