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경제위, “원 지사, 예산개혁 발언 해명 없으면 추경·안건심사 어려워” 지사출석 공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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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박원철 위원장(왼쪽)과 허창옥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말(言)이 화근이다. 의회를 경시하는 듯한 언론 인터뷰 내용으로 도의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상임위 차원에서 도지사의 출석을 요구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은 12일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 강력하게 성토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원희룡 지사의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6개 상임위 중에서도 목소리가 센 편이다. 3선 의원만 3명에 재선 의원 2명, 초선 의원 2명으로 구성됐다. 여·야 원내대표도 상임위원이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이날 오전 업무보고 때부터 파행을 겪었다. 이날 오전 포털 사이트에 뜬 기사가 문제가 됐다. <머니투데이>는 이날‘생활 바꾸는 정치로 - 지방자치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기획기사를 통해 원희룡 지사와 관련한 인터뷰 기사를 4꼭지로 내보냈다.

의회가 문제를 삼은 건 ‘예산전쟁’과 관련한 부분. 원 지사는 인터뷰에서 “예산개혁을 될 때까지 하겠다”면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함을 보였다.

특히 ‘도와 의회가 계속 충돌하면 행정공백이 올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도의원들의 지역민원 예산의 공백이 있을 뿐이지 행정공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는 또 “관행적으로 누려왔던 권한”, “반협박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증액시키는 관행” 등 의회를 자극하는 발언이 꽤 됐다.

박원철 위원장은 “오늘 이 같은 인터뷰 기사 내용을 보고 당혹하기 않을 수 없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것 같다”며 “업무보고를 중단하고, 원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비서실장을 통해 ‘타 일정 때문에 출석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경예산안 제출 시기도 문제 삼았다.

박 위원장은 “삭감된 예산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왜 하필 이 시기에 제출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도의회 연간 의사일정을 뻔히 알고 있고, 충분한 심사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회기 중에 추경예산안을 제출한) 저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제주도는 (새해예산안이 처리되고 난 후 추경예산안을 제출하기 까지) 지난 40여일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도지사 발언 내용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적법한 행정절차를 밟기로 했다. 회의규칙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의 요청과 의장의 서명을 받아 도지사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도지사의 출석이 불발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예산 심사라든지, 조례안 심사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사일정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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