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463_187793_5757.png
▲ 권철 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권철 작가 ‘관덕정 사진전’ 인도에서 예정대로 진행...“올바른 시민들과 함께 할 것”


전시 취지를 오해한 제주시가 뒤늦게 허가를 취소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의 전시회 ‘야스쿠니’가 그대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전시회 장소는 당국의 허가와 무관한 관덕정 옆 인도로 예정돼 별다른 마찰은 없을 전망이다. 

전시회 주역인 권 작가는 14일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내일(15일) 오후 1시 예정된 전시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일부 단체의 오해와 제주시의 이해 부족으로 공들여 준비한 전시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그는 당당했다.

권 작가는 “야스쿠니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은 단순히 생각하고 있다. A급 전범 몇 명을 안치시켜 놓고 참배하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짓누른 일본 군국주의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야스쿠니 이면에 담긴 큰 의미를 도민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이 이번 전시의 의도”라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은 아직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광복 70주년이란 뜻 깊은 날에 이번 전시가 시민의식을 키우는 작은 계기가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권 작가는 “눈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전시에 와서 직접 사진을 봐달라. 그들이 눈으로 보고 읽을 수만 있다면 이번 사진전이 어떤 의미로 열리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오해가 생긴 광복회도 오히려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해도 충분할 취지였는데 아쉽게 됐다”며 야스쿠니 전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의 오해가 풀리길 희망했다.

전시회를 주최·주관하는 간드락소극장 측은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음 신청했던 목관아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옆 인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 작품 수도 줄여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시는 광복회 제주지부의 항의를 받은 뒤 13일 야스쿠니 전시회의 관덕정 사용 허가를 취소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야스쿠니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기억하자는 취지였지만, 배경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용을 불허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이날 제주시 관계자는 “전시회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그럴 지라도 장소(관덕정) 사용 허가 취소는 현재로선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전시회 당일 현장에서는 오전11시부터 권 작가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