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공모제? 현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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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지 의장. ⓒ제주의소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다 저물어가는 2015년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감사위원 추천방식을 개선한 것에 대해 “대단한 개혁적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새해벽두부터 도민사회를 우려와 혼란 속에 밀어 넣었던 제주도정과의 ‘예산전쟁’에 대해서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제가 애초 제안했던 ‘예산협치’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성지 의장은 28일 오후 의회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를 갖고 올 한해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먼저 예산갈등과 관련해 구 의장은 “예산을 개혁해 보자고 출발했는데, 전쟁이 되어 버렸다.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구 의장이 예산편성 이전에 예산배분 등에 대해 사전 협의하는 ‘예산 협치’를 제안한 것이, 소위 ‘의원 재량사업비’를 요구한 것으로 오해를 사면서 의회에서의 삭감 후 증액사업에 대한 부동의 사태가 반복되며 양 측이 마치 치킨게임을 벌이듯 위태위태한 상황이 지속되어 왔다.

구 의장은 “한 번에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가 제안했던 길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누가 하더라도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구 의장은 지난해 말 벌어진 예산파국에 대해 “의회에서 증액한 부분을 전체 부동의 한 것은 월권이고 직권 남용이다. 지사가 얘기했든 꼭 안 되는 사업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동의를 해야 법의 취지가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런 아픔들을 서로 주고받았기 때문에 이번에 (예산이 무난히 통과되는 데) 반면교사가 됐다”며 “앞으로는 서로가 물러설 것은 물러서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예산제도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정 견제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회의 기능과 역할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지만, 견제도 합리적이어야지 ‘딴지’를 거는 형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사위원 추천과 관련해서는 “이전까지는 관행적으로 의장이 독식해 왔다. 저는 소위 개혁을 한 것이다. 저도 세 사람 추천하고 싶었지만, 여·야 정당에도 추천하도록 했다”면서 “이를 단순히 의장의 권한을 내려놨다고 말해선 안 된다. 대단히 큰 개혁적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감사위원 추천을 도지사 2명, 도교육감 1명, 도의회 3명 씩 하도록 되어 있다. 구 의장은 종전까지 의장이 3명을 전부 추천하던 것을 여·야 정당에 1명씩 추천하도록 권한을 나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 의장은 “잡음이 있었던 것은 제도가 잘못된 게 아니라 다른 것을 갖고 연결시키려고 했던 몇몇 분에 의해 오해된 측면이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솔직히 언론들도 마녀사냥처럼 몰고 가니까 의장이 크게 잘못한 것처럼 비쳐졌다. 전혀 그게 아니었다”라며 언론보도에도 섭섭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차제에 감사위원 공모제 도입 등 감사위원 추천 문제를 제도화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에는 “현 제도가 가장 민주적”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구 의장은 “공모를 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에 공모를 했는데, 1만명이 지원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현재로서는 (의장, 여·야 각 1명씩 추천 방식이)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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