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 현장 확인 “규모 작지만 자료화하면 제주섬 형성사 이해 도움”


<제주의소리>가 단독 보도(2016. 2. 26. 제주시 구좌읍서 또 동굴추정 공간 발견)한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동굴이 전문가 확인 결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덕천리 동굴 검증에 나선 이광춘 문화재청 자문위원(상지대학교 명예교수)은 29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이곳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가지 정도에 해당하는 동굴이라고 볼 수 있다. 굴의 방향도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인 웃산전굴 쪽으로 나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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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동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소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조천읍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지표면을 따라 해안으로 흐르면서 형성된 동굴군을 의미한다. 

만장굴을 비롯해 김녕굴, 벵뒤굴, 웃산전굴, 선흘수직동굴 등 거문오름 인근의 동굴들이 이에 속한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사 결과, 덕천리 동굴과 웃산전굴은 거리상 약 500~600m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천리 동굴은 길이가 30m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높이는 성인이 이동하기 어려울 만큼 협소하다. 바닥에는 진흙층이 형성돼 있어 오래전에 지하수가 흘렀던 것으로 추정되며, 천장에는 작은 용암 종유석이 달려있다.

덕천리 동굴은 지난 23일 농업용수 관로 설치를 위한 터파기 공사 도중, 현장 인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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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동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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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동굴. ⓒ제주의소리

이 위원은 “다른 동굴과 비교하면 크기도 작아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완충지역에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면서 "이런 동굴들의 위치를 자료화한다면 추후 제주섬의 형성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존에 무게를 뒀다.

그는 특히 “동굴이 길 위에 있어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추가 조사를 위해 출입구를 마련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구좌읍 월정리에서는 만장굴 진입도로의 전봇대 공사를 하다가 용천굴이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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