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1.jpg
▲ 보름사이 강력범죄가 연달아 발생한 제주시청 일대 모습.

5대 강력범죄 한해 1만건 이상 발생...불안불안한 '국제안전도시 제주'

최근 보름사이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대학로 인근에서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러다간 ‘국제안전도시’ 타이틀을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 섞인 지적도 나온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인근 한 건물 지하 1층 술집에서 박모(55)씨가 이혼한 아내의 언니 K(6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가게에 들어가 이혼한 아내와의 재결합 문제로 K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뒤 박씨는 그대로 가게를 빠져나와 도주를 시도했지만 범행을 목격한 K씨 지인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시민들을 향해 “사람을 죽였다. 잡아달라”고 고함을 질러 주변 남성들에 의해 붙잡혔다.

고함을 들은 남성 3명은 손에 피를 묻힌 채 달아나던 박씨와 몸싸움을 벌였고, 박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

앞서 지난 7일 새벽 제주시청 공중화장실에서는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장모(43)씨가 오전 3시50분쯤 공중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대기하다가 첫 번째로 들어오는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삼아 오전 4시20분쯤 A(22.여)씨를 피습했다.

장씨는 A씨 입을 막고 “소리 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지만, A씨는 격렬한 저항과 함께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들은 김모(32)씨는 여자화장실에서 장씨가 A씨와 몸싸움 벌이는 것을 보고는 장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다.

용감한 시민들에 의해 피의자 2명 모두 검거됐지만, 피해자와 지인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게다가 두 사건 모두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에서 발생,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안을 키웠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형법상 강간, 강제추행 사건은 300건. 이중 285명이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2014년에는 312건에 287명이 검거됐다.

올해는 6월30일까지 185건이 발생했고, 이중 18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2건(129명 검거)보다 53건(28%) 늘어난 수치다. 2014년 같은 기간에는 137건(128명 검거)이 발생했다.

2016-08-21 13;57;51.JPEG
▲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강력범죄와 관련해 SNS에 올린 글들. SNS 갈무리.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1년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1만1274건으로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2012년 9990건으로 감소했지만, 2013년 1만1864건, 2014년 1만445건, 2015년 1만67건으로 꾸준히 1만건을 웃돌았다.

제주 전체 인구를 60만명으로 봤을 때 60명 중 최소 1명은 5대 강력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강력사건들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증폭되고 있다.

시민들은 SNS를 통해 ‘제주가 무섭다’, ‘제주시청 말고 다른 곳에서 만나자’ ‘제주시청 가지말자’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자칫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 세계안전도시 제주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동갑)이 지난 1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살인, 강도, 절도, 폭력 등 4대 강력범죄 발생률이 가장 높은 곳이 제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주는 인구 1만명당 153.62건의 4대 강력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에 이어 광주(122.79건), 대전(121.46건), 서울(121.17건), 부산(117.47건)이 뒤를 이었다.

진 의원은 "4대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검거율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 고무적"이라면서도 "지역, 계층별, 성·연령별로 강력범죄에 취약한 집단에 대한 집중적인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국제안전도시’로 지정됐고, 2012년 재 지정됐다. ‘국제안전도시 제주’의 치안에 대한 우려가 점점 높아지면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