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대중교통체제개편 서귀포시 공청회...“학생 불편 고려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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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귀포시청에서 열린 제주 대중교통체제개편 도민공청회. 한국교통연구원 안강기 박사가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용역 내용을 설명했다. ⓒ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내년 8월 시행을 목표로 30여년만에 대중교통체제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 등하교를 위한 배려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특히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등하교시 학부모의 차량을 이용해야만 하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이 많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22일 오후 2시 서귀포시 1청사 대회의실에서 ‘대중교통체제개편 도민공청회’를 개최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안강기 박사가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용역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각 마을별 요구사항이 빗발쳤다. 특히 평소 대중교통에서 소외돼있던 중산간지역과 소규모마을에서 주요 거점과의 연결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또 다른 키워드는 '학생 등하교'였다.

대정여고 나상균 교사는 “서귀포 도심 지역에서 대정여고나 대정고로 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등교시 환승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적어도 등교시간 만큼은 동홍동 비석거리 정도에서 대정지역으로 가는 직행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 오용탁 교육행정과장은 “서귀포시 지역에는 토산, 하례, 예래 등 등하교시 학부모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곳이 많다”며 “현재까지 개편 내용에는 이와 같은 학교 의견을 반영한 부분이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남원읍 하례1리 김동일 이장은 “하례2리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하례1리 쪽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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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귀포시청에서 열린 제주 대중교통체제개편 도민공청회. ⓒ 제주의소리

당국이 제시한 해법은 ‘수요응답형 서비스’.

대중교통 수요가 미미하거나 특정 시간대, 시점에만 이용이 집중되는 지점에 도입되는 단발성 대중교통이다. 제주도는 10개 읍면지역에 주민자치자율형버스를 도입해 이 같은 특정 지역별 요구가 있을때에 맞춰 해당 노선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오정훈 제주도 교통관광기획단장은 “수요가 있는 지역에, 연락이 왔을 때 단발적으로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수요에 따라 콜버스 형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세부계획이 확정된 것이 아닌 교통약자 배려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개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공청회가 끝난 뒤 의견을 제시한 참석자들이 다시 모여 지도에 점을 찍고 제주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행 제주 대중교통 체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개편은 내년 8월 전면 시행된다. 연구용역은 한국교통연구원과 제주발전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중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23일에는 오전 10시 제주시청사에서 제주시 지역 주민공청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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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귀포시청에서 열린 제주 대중교통체제개편 도민공청회. ⓒ 제주의소리

이번 개편을 통해 제주 전역의 버스노선이 간선, 보조간선, 지선으로 분류되고 간선과 지선 간 연계망이 구축된다. 4개의 복합환승센터와 20개의 환승정류장이 이 같은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급행버스와 관광지 순환버스가 등장하고, 제주 전역이 시내버스로 통합돼 단일요금체제로 바뀐다.

서귀포시의 경우 도심 지역에는 간선버스 2개 노선과 지선버스 10개 노선이 신설된다. 대정, 안덕 등 남서생활권에는 지선버스 5개 노선이, 남원, 표선, 성산 등 남동생활권에는 지선버스 7개 노선이 신설된다.

제주도는 이번 개편으로 전체 노선 수가 644개에서 118개로 크게 감소하고, 장거리 구간을 중심으로 통행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차간격이 줄어들고 중복도 또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스대수는 현 507대에서 215대 늘어난 722대로 증가하게 된다. 총 투입예산은 568억2000만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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