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지역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을 위한 서귀포시민행동’은 25일 시민 600여명과 함께 1호광장 농협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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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 지역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을 위한 서귀포시민행동’은 25일 시민 600여명과 함께 1호광장 농협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25일 두 번째 서귀포 촛불집회, 600여명 참여...교복 차림 청소년들 눈길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에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향한 분노의 촛불은 뜨거웠다. 1호광장을 채운 수백 명의 서귀포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진실규명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서귀포 지역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을 위한 서귀포시민행동’(이하 서귀포시민행동)은 25일 오후 6시30분 1호광장 농협 앞에서 두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서귀포시민행동은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첫 번째 촛불집회를 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과 함께 가졌다. 일주일 뒤에 열린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0여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발언과 공연을 번갈아가면서 행진, 마무리 발언 순서로 진행됐다. 서귀포 동홍동이 지역구인 윤춘광(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고, 강익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도의원은 촛불 한 상자를 주최 측에 기부했다.

이날 집회에서 한 손에 피켓, 한 손에 촛불을 들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를 외친 참가자들의 상당수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었다. 광장을 울리는 환호성으로 집회 분위기를 이끈 청소년들은 고등학교 3학년 때 17일만 등교하고 전례 없는 특혜로 대학에 입학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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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촛불집회에는 지난주보다 100여명 늘어난 600여명이 참가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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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호성을 지르는 청소년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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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든 청소년.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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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에 꺼지지 않는 전자 촛불을 들고 있는 청소년.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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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차게 발언 중인 임휘빈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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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학생들이 행진 전면에 섰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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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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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참가자를 바라보는 시민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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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수녀들도 촛불을 들었다. ⓒ제주의소리

임휘빈(삼성여고) 양은 자유발언에서 “최순실 아줌마는 아무런 직위도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설문 같은 국가의 중요한 자료를 다뤘고 박근혜 대통령은 꼭두각시처럼 최순실 아줌마의 지시를 따랐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아줌마는 국민을 상대로 막장 드라마를 찍어왔다. 저희는 국정을 농단하고 국가정책을 좌지우지한 최순실 아줌마에게 화가 난다"면서 "그러나 이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모든 사실이 국가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에서 밝혔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중파도 아닌 케이블 방송사에서 모든 것을 밝혔다. 도대체 나라가 얼마나 썩었기에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에서 이런 비리를 조사하느냐. 어른들은 박 대통령을 뽑았지 최순실이라는 무당을 뽑지 않았다. 어쩌면 한국은 제정일치 사회일지도 모른다"고 날카롭게 현 시국을 비판했다.

임 양은 "현재 박 대통령은 유라 언니와 최순실 아줌마 뒤에 숨어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우리가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동안 박 대통령은 도시가스 및 난방비 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발빠른 사드 배치 진행, 국정교과서 추진 등 그동안 국민들의 반대에 진행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시국에 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어른들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국정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번 돈을 세금으로 낸 것이지 유라 언니의 새로운 말을 사고 새로운 승마장을 지으라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 저는 묻고 싶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최순실이냐 박근혜냐. 우리는 더 이상 유라 언니와 유라 엄마에 대해 알고 싶지 않다. 저희가 알고 싶은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진실”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양동혁(남주고) 군은 “참 화가 난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한다고 했을 때도 가만히 있었고, 세월호 사고 때도 솔직히 가만히 있었고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한다고 했을 때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화가 난다”며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겨우 한 사람 때문에 고생했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언젠가 태어날 내 아이의 미래가 한 사람에 의해 꼬이게 됐다는 사실에 정말 슬펐다”고 성토했다.

양 군은 “지금 우리 모두가 최순실, 박 대통령에게 집중하고 있는데, 만약에 제2의 최순실, 제3의 최순실이 나타난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는 당장 박 대통령을 내쫓는 자리가 되겠지만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는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기점에 와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우리 손으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는 거짓된 국회의원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국민을 가지고 놀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서귀포시민행동은 26일 제주시청 일대에서 열리는 ‘1만 도민’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길 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희망버스를 운행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왕복하는 희망버스는 26일 오후 4시 서귀포시민회관 앞 도로에서 출발한다. 왕복 비용으로 5000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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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집회 참가자가 26일 오후 4시 서귀포시민회관 앞에서 제주시로 향하는 버스가 운행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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