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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2017 제주해녀문화 국제학술대회>가 제주칼호텔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해녀문화 국제학술대회, 새내기 해녀들 현실적 고충 털어놔

“마을에 따라 400만원 이상 지불해야 어촌계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부담이 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신참 해녀(잠녀)들은 솔직 담백했다. 30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2017 제주해녀문화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고려진(33, 구좌읍 평대리), 김은주(49, 남원읍 신례리) 해녀는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고충을 털어놨다. 고 씨는 할머니, 어머니를 이은 해녀 3대로, 물질을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제주 이주민으로 해녀가 된 김 씨도 3년째다. 

대담 방식으로 진행된 자리에서 고 씨는 해녀의 맥이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돈', '경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새로운 해녀가 계속 등장하려면 금전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을마다 있는 어촌계에 가입해야 그 마을에서 실제로 물질을 할 수 있는데, (해녀가 되고 싶은 젊은이들은) 솔직히 어촌계에 가입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가입 금액이 마을마다 다르고 많게는 400만원 이상 들어가는 곳도 있어서, 실제 금전적으로 부담이 돼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2~3년 이상 그 마을에서 정착하며 기다리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어촌계에 가입을 원하면 (행정에서) 각 어촌계에 지원을 해주고 받아들이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정식 해녀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하루 5만원을 채 벌기 힘들다는 것이 고 씨의 경험. 이런 종합적인 이유에서 사람들이 해녀라는 직업에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고 봤다.

그는 “행정이 젊은 해녀를 받아들이는 어촌계에 금전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법, 경험 많은 해녀와 새내기 해녀들에게 최소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방법 등이 해녀문화를 이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현실적인 대답을 내놨다. 

해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녹아드는 노력과 수고와는 별도로, 노력을 뒷받침 해주는 장치 정도는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씨 역시 젊은 해녀라는 ‘새 피’가 몸에 잘 돌아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하면서, 제주해녀문화에 대한 도민 사회의 관심을 중요시했다.

그는 “처음에 제주해녀문화가 보전되려면 나 같은 신규해녀, 즉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니 함께 사는 문화를 지키려는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또 “새로운 무엇이 등장하려면 기존의 무엇이 새로움을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야 한다. 사람이 새롭다는 것은, 기존의 사람과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기존 해녀들이 수용할 여지 혹은 의지가 없다면, 새로운 해녀는 설사 등장한다고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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