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기회

지난 9일 광주고법의 전·현직 도지사 선거법위반 혐의 등에 대한 2심 선고결과가 발표되고, 이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제주사회는 격랑에 휩싸여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내년 제주는 대통령 재신임 국민투표를 필두로,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도지사 재선거 및 제주시장 보궐선거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야말로 2004년은 '선거의 해', 아니 '정치의 해'가 될 전망이다.

국가적으로도 그러하지만 제주지역의 경우 내년은 의미심장한 해라하지 않을 수 없다.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종된 '상식'을 회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절망’의 정치를 극복하고 '희망'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 '반복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그것은 도민의 열망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주체가 탄생할 때 형성될 수 있다. 도민들의 열망을 고스란히 정치로 실현할 수 있는 정치 주체가 주민들의 지지로 만들어질 때 좌절의 사슬은 끊어지고 정치개혁과 사회개혁을 이룰 수가 있다. 이러한 역할을 겸허히 수행하고 당당하게 감당할 새로운 인물을 제주사회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을 정치개혁의 원년으로!

이런 의미에서 2004년은 '제주정치개혁의 원년의 해'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리더십의 민주적 개편’의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면면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란 평가가 우세하여 혹여 유권자들의 냉소와 무관심을 초래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정치의 새로운 변화와 ‘제주사회 리더십의 민주적 개편’을 위해서라도,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방정치 개혁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은 오직 지역주민들이 깨어 있는 의식으로 뭉칠 때 가능하며, 이러한 힘을 통해서만 지역의 구시대 정치인과 구태의연한 자치행정 관행을 갈아엎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어디 누구 없소?

이제 이런 사람들이 더 이상 제주사회의 정치 지도자로 행세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 이른바 중앙에서 한자리했던 경력(뒤집어 말하면 '권력지향적')을 내세우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하는 사람(왜곡된 인물론)
○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중앙권력이 바뀔 때마다 기 소속했던 정당을 탈당하고 말을 갈아탔던 경력이 있는 사람
○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협력했거나, 그런 사실에 대해 한번도 공개사과를 하지 않은 사람
○ 자신만이 가장 똑똑하며 그래서 제주도를 책임질 수 있다며 오만 부리는 사람
○ 지역토호와 결탁해 지역여론을 호도하고, 환경 파괴에 앞장서는 사람
○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명백한 진실을 부정하는 사람
○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 지연 학연으로 표를 구걸하는 사람
○ 의정 활동보다는 경조사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
○ 법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아도 끝까지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사람

반대로 우리 도민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새로운 지도자로 원한다.

○ 민주적 리더십으로 도민사회의 통합에 앞장설 수 있는 사람
○ 사심없이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며 소외된 주민의입장을 대변할수 있는 사람
○ 주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겸손히 주민의 머슴 역할을 자임하는 사람
○ 지역 기득권 세력과 당당히 맞서서 개혁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사람
○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나 지역토착 비리 세력과 연루되지 않은 사람
○ 말로만 평화를 외치지 않고 진정 평화를 가슴속으로부터 열망하는 사람
○ 제주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발전을 실현하려는 사람
○ 제주 농업을 보호하고 주민주체의 개발을 이루려는 사람
○ 소속 정당보다 주민의 눈치를 볼 줄 아는 사람
○ 지연학연으로 표를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정책으로 승부하는 사람

이런 사람, 어디 없소?
<이지훈의 쓴소리 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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