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풍경을 자랑하는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야자수를 올 여름에는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 1단계 사업지역 내 야자수 280그루를 7월 중 전량 제거하고 9월 이후 새로운 야자수를 다시 심기로 했다.

워싱턴야자수는 1982년 중문관광단지 조성과 함께 심어졌다. 40년 가까이 성장하면서 중문관광단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성장도 빨라 15m 높이의 스카이라인까지 만들어 졌다.

수 십년간 온갖 태풍을 이겨냈지만 2016년 1월 기록적인 한파가 제주를 덮치면서 생육이 크게 악화 됐다. 워싱턴야자는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수세가 약한 상황에서 지난해 태풍 솔릭과 콩레이까지 내습해 워싱턴야자수 100여 그루가 잘려 나갔다.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졌지만 재식재를 두고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다.

이에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학계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열어 야자수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나무가 수명에 근접해 수세가 약해진 사실을 확인했다.

중문관광단지 1단계 부지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수는 총 486그루다. 이중 184그루가 고사되거나 기둥이 꺾이는 피해는 입었다.

2단계 사업부지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수 280그루는 생육이 좋아 지난해 태풍에 단 한그루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살아남은 1단계 사업부지 302그루 중 인적 피해가 우려되지 않은 지역에 심어진 10여 그루를 제외한 나머지 280여 그루를 전량을 제거하기로 했다.

태풍이 오기 전에 7월말까지 제거 작업을 완료하고 9월부터 새로운 야자수를 심기로 했다. 식재되는 워싱턴야자수는 3m 높이로 향후 40년간 자리를 지키게 된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관계자는 “태풍으로 야자수가 다시 부러질 경우 사람과 차량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와 입주업체와 협의해 제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문관광단지의 이국적인 풍경을 유지하기 위해 야자수는 다시 심을 것”이라며 “카나리아 야자수나 종려나무 등 대체 수종도 함께 식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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