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권 의원 “유수율 38%, 62%가 중간에 새…행정은 관리감독 손놔 직무유기”

5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0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예산심사에서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오른쪽)을 상대로 농업용 지하수 관정 관리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송창권 의원(왼쪽). ⓒ제주의소리
5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0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예산심사에서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오른쪽)을 상대로 농업용 지하수 관정 관리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송창권 의원(왼쪽). ⓒ제주의소리

제주도내 농업용 관정에서 뽑는 지하수의 60% 이상이 중간에서 줄줄 새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1년 사용료라고 해봐야 관정당 1만원 수준으로 사실상 공짜여서 대체 수자원 활용을 유도하려 해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송창권 의원(외도․이호․도두동, 더불어민주당)은 5일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 중 농축산식품국 소관 예산심사에서 농업용 지하수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최근 제주도감사위원회가 ‘농업용 지하수관정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도전체 지하수 허가 취수량은 161만5000㎥/일로 이 가운데 농업용수는 90만5000㎥/일(56%)로 나타났다.

관정별 취수량과 실제 농가사용량을 비교해 유수율을 산정한 결과 평균유수율은 38%에 불과, 취수량의 62%는 중간에서 줄줄 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송창권 의원은 “농업용수를 지하수 관정 중심에서 빗물 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설 관정까지 합쳐 농업용 관정이 얼마냐 되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은 “대략 3천개 정도 된다”면서 “저희는 빗물이나 저수지 등 지표수를 활용하고, 지하수는 가급적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곧바로 농업용 지하수 유수율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송 의원은 “유수율이 38%라는 건 62%가 중간에 샌다는 말이다”면서 “그런데 사용료도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우철 국장이 “수리계가 위탁관리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는다”고 답변하자, 송 의원은 “미안하지만 그 돈으로 (조합원들끼리) 놀러도 가고 선물도 준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 뒤 “그런데 목적외 사용이 2015년 17건, 2016년 75건, 1017년 61건, 2018년 120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관정 관리보수에 2017년 37억원, 2018년 62억원, 2019년도 58억원이 들어갔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이면서도 사용료는 받지도 않고 있다”면서 “공직자들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복마전같은 느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도내 관정에서 뽑는 지하수 중 농업용이 56%르 차지한다. 왜 물을 함부로 버리게 하느냐”고 반문한 뒤 “농업용수에 대해서도 사용료를 다 받으라. 받은 다음에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별도로 보상하면 된다”면서 농업용 관정에 대한 사용료 부과를 제안했다.

이에 이우철 국장이 “현재는 계량기에 의해 사용료를 받고 있지 않다. 앞으로는 전부 유료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하자, 송 의원은 “농업용이 연간 1만원인데, 가정용은 370만원 정도다”라며 농업용에 대한 사용료 현실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 의원은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을 상대로 한 보충질문을 통해서도 “농업용 지하수에 대해서도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 그래서 물을 아껴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수 국장이 “지하수 지속이용 가능량의 88.5%가 개발되어 있다. 여유량이 없어서 지하수 취수에 대해 상당히 많이 제한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송 의원은 “지금까지 (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에 대해 통탄스럽다”며 거듭해서 정책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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