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多] (36) 7월부터 도시공원 39곳 자동실효...2025년까지 매입·공사비만 1조100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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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와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연동과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1974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최근 시민들의 쉼터인 한라수목원 일대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민오름을 포함한 남조봉공원 전체 토지 가격이 1000억원을 넘는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자동실효(일몰제)를 앞두고 제주에서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습니다. 도심 숲 난개발 위기와 천문학적인 매입비용에 제주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도시공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쾌적한 도시환경의 조성을 위해 지정된 공원이자 녹지 공간입니다.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사유지를 공원과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고 10년간 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사유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도시공원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2000년 1월 옛 도시계획법이 개정되고 이듬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도시계획시설결정이 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고시일부터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그 효력은 상실하게 됐습니다.

그 시점이 2020년 7월1일입니다. 이 시점부터 도시개발을 위해 제주도가 묶어놓은 사유지 개발 제한이 연이어 해제됩니다. 계속 공원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토지주에게 보상해주거나 땅을 사들어야 합니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이후 10년이 지난 장기미집행 면적은 전국적으로 660㎢입니다. 이중 사회적으로 혼란이 우려되는 도시공원이 전체의 56%인 368㎢에 이릅니다.

제주시 연동와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시 연동와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지역 도시공원은 제주시 190곳 709만㎡, 서귀포시 54곳 281만㎡을 포함해 총 244곳 991만㎡입니다. 이중 장기미집행 공원은 전체 면적의 68.5%인 39곳 679만㎡입니다.

도시공원 중 국공유지는 전체 35%인 233만㎡(국유지 65만㎡, 공유지 168만㎡)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65%인 446만㎡는 사유지입니다. 이는 우도(5.9㎢) 면적의 757배 규모입니다.

당장 올해 7월부터 39개 공원 중 30개 공원이 도시공원에서 자동 실효됩니다. 2021년 8월에는 7곳, 2022년 4월에는 나머지 2개가 일몰제 적용을 받아 개발 위기에 놓입니다.

도시공원 중 사유지가 가장 넓은 곳은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남조봉공원입니다. 전체 면적 167만5230㎡중 105만7293㎡가 개인 땅입니다.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이어 오등봉공원이 51만6677㎡으로 두 번째로 넓고 사라봉공원 46만9585㎡, 삼매봉공원 45만6332㎡, 월라봉공원 21만9851㎡, 명월공원 21만9807㎡, 중부공원 20만3954㎡ 순입니다.

제주도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2018년 8월 ‘장기미집행 시설 실효대응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핵심은 2025년까지 도심공원 39곳의 사유지를 순차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입니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에만 지방채 690억원과 일반재원 81억원 등 총 771억원을 투입해 7개 도시공원의 사유지를 줄줄이 사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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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신효동 산1 일원의 월라봉공원. 전체 부지 28만5946㎡ 중 21만9851㎡가 사유지다. 서귀포시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141억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사들일 계획이다.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신효동 산1 일원의 월라봉공원. 전체 부지 28만5946㎡ 중 21만9851㎡가 사유지다. 서귀포시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141억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사들일 계획이다.

올해는 이보다 갑절 많은 지방채 1260억원, 일반재원 189억원을 등 모두 1449억원을 들여 19개 공원의 사유지를 순차적으로 매입할 계획입니다.

2025년까지 투입하는 예산은 지방채 7622억원을 포함해 토지매입비만 8912억원입니다. 공사비 2093억원을 더하면 실제 투입되는 예산은 1조1005억원 상당입니다. 지가 상승으로 감정평가액이 높아지면 토지매입비는 더 늘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21년 8월 실효를 앞둔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에 민간자본을 통한 특례제도 적용을 검토중입니다. 이들 도시공원의 토지보상비만 2029억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에 따라 민간공원추진자가 공원면적의 70퍼센트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경우 남은 부지에 개발 권한을 부여해 이익을 얻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5년간 지방채 발행에 대한 이자의 50%를 지원하는 등이 대책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지방재정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환경단체는 도시공원 민간특례가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생활권도시림 1인당 면적이 전국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턱대고 개발사업에 나섰다가 회복하기 어려운 도시공원 훼손과 난개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사업 추진에 앞서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빗장이 풀리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신효동 산1 일원의 월라봉공원. 전체 부지 28만5946㎡ 중 21만9851㎡가 사유지다. 서귀포시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141억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사들일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신효동 산1 일원의 월라봉공원. 전체 부지 28만5946㎡ 중 21만9851㎡가 사유지다. 서귀포시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141억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사들일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연동와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시 연동와 오라2동에 걸쳐 자리 잡은 제주시 남조봉공원. 민오름과 남조봉오름, 한라수목원이 위치한 제주시 서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이다. 전체 공원 부지 167만5230㎡ 중 105만7293㎡가 사유지다. 최근 감정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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